삼라마이다스+라도 합병지배구조 정점 지분 17% 확보순환출자고리 해소… "가족들 상속지분 조율한 듯"
  • 재계 서열 38위 SM그룹의 승계 움직임이 시작됐다. 우오현 회장에서 장남 우기원 라도 대표로의 경영권 이동이다. 1953년생인 우 회장의 은퇴가 다소 이른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한때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던 만큼 승계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21일 SM그룹에 따르면 삼라마이다스와 라도는 이달 합병에 대한 행정절차를 마무리했다. 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에 서 있는 삼라마이다스는 우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경영권 방어의 기업이다. 라도 지분 100%를 쥐고 있던 우 대표는 삼라마이다스 지분 17%를 얻게 됐다.

    건설·분양·임대사업을 하는 라도는 2014년 설립된 부동산 기업이다. 2016년 우방건설산업이 동아건설산업을 인수할때 공동인수자로 참여했다. 라도의 동아건설산업 지분율은 38.48%다. 또 그룹내 건설 부문 핵심기업인 경남기업 지분 65.98%도 보유하고 있다.
  • ▲ 우오현 SM그룹 회장. ⓒSM그룹
    ▲ 우오현 SM그룹 회장. ⓒSM그룹
    SM그룹이 삼라건설을 기반으로 일어섰다는 점과 건설 부문을 쥔 우 대표의 기업을 삼라마이다스와 병합했다는 점은 후계 구도가 사실상 굳어졌다는 분석을 낳는다. 삼라마이다스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은 SM상선(41.37%), 우방(18.79%) 등으로 이번 합병으로 경남기업, 동아건설산업, SM중공업 등에 대한 지분율도 높였다.

    우 대표 위로는 4명의 누나가 있다. 이들 중 3명은 모두 기업 대표로 활동 중이다. 장녀 우연아 에스엠생명과학 대표, 차녀 우지영 태초이앤씨 대표, 삼녀 우명아 신화디앤디 대표다. 재계 관계자는 "우 대표에게 삼라마이다스 지분 17%를 내줬다는 것은 후계구도가 명확해졌다는 뜻"이라며 "상속지분을 가진 부인, 자식들과 조율을 끝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오랫동안 발목을 잡아왔던 그룹내 지분구조 개편이 완료됐다는 점도 경영권 승계 관측에 힘을 싣는다. SM그룹은 2017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이후 4년만에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올랐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이후 185개에 달했던 순환출자 고리를 2018년 27개, 2019년 5개로 급격히 줄여나갔다. 지난해 7월 에스엠하이플러스가 보유한 남선알미늄 지분 처분을 끝으로 남은 고리까지 모두 해소했다. 지난해 연말부터 급격히 개선된 SM상선의 캐시카우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우 회장의 건강이 예전만 못하다는 점도 경영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우 회장은 2015년 뇌출혈 수술 이후 경영일선에서 조금씩 발을 빼며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을 시도해 왔다. 우 회장은 2018년 그룹 계열사 36곳에서 등기이사직을 맡았지만 최근 12개로 줄였다. 또 은퇴 후 머물 전원주택 부지를 경기도 고양시 인근에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SM그룹 관계자는 "경영효율화와 재무구조 개편을 위한 과정일 뿐"이라며 "경영승계 작업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