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분기 매출 30조 기쁨 잠시3분기 이후 반도체난 당분간 계속원자재 값 뛰고 코로나 재확산… 환율 변동성도 커져
  • ▲ 현대자동차그룹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뉴데일리DB
    ▲ 현대자동차그룹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뉴데일리DB
    현대자동차가 2분기 매출액 30조원을 넘기는 저력을 발휘했다.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생산 차질과 판매 지연을 겪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실적은 견조했다. 7년여 만에 가장 많은 영업이익 1.8조를 기록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이어지는 3, 4분기를 걱정해야 하는 실정이다.

    반도체 부족 사태는 진행형이고 차량 강판 등 원자재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여기에 상수로 자리잡은 환율 변동성은 커지고 있다.

    그나마 노조와의 타협으로 파업위기를 넘기는 등 노무리스크를 줄인게 다행이다.

    현대차는 2분기 매출액 30조3261억원, 영업이익 1조8860억원을 기록했다고 22일 발표했다. 각각 지난해 동기 대비 87.7%, 219.5% 늘었다.

    특히 매출액은 분기 기준 처음으로 30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2014년 4분기(1조8757억원) 이후 다시 1조8000억원대로 높아졌다. 당기순이익은 1조982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증권업계 평균 전망치인 1조9072억원을 소폭 밑돌았지만 경쟁업체보다 실적 성장의 질적인 격차를 보여줬다. 회사 관계자는 “기저 효과와 경기회복 영향에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며 “영업이익은 수익성 중심 전략을 가져간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2분기 세계서 103만1349대를 팔았다. 국내 판매 대수는 20만682대로 지난해 동기보다 11.0% 줄었다. 해외의 경우 73.6% 늘어난 83만667대를 팔았다.

    다만 중국은 9만5000여 대(도매 기준)로 지난해 동기보다 19.7% 급감, 부진을 쉽사리 떨쳐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는 2분기 ‘깜짝 실적’보다 하반기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경영 여건의 불확실성이 길어지고 있어 위기 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서강현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반도체 품귀 현상이 아직 예전 수준까지 풀리지 않았다”며 “지난 5~6월 발생한 생산 차질 영향이 분명히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 부사장은 “재고마저 대부분 소진돼 오는 3분기 실적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며 “철강석, 백금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여파도 있다”고 언급했다.

    회사에 따르면 일부 부품은 4분기가 지나서야 수급이 안정될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환율 변동, 여전히 잔불이 살아있는 노사 갈등도 큰 부담이다.

    현대차는 반도체 조기 소진을 막기 위해 내년까지 연간 단위 발주를 서둘러 마쳤다. 첫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5의 경우 반도체가 부족한 데다 설비 문제로 3만여 대의 주문이 쌓여 있다. 

    서 부사장은 실적 우려에 대한 ‘분명한 요인’이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대책을 마련 중에 있지만 부정적 요인이 분명하게 있다”면서 “코로나 변이가 확산해 수요 회복이 더뎌지고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앞으로 △선제적 재고 확보 △반도체 생산업체와의 협력 강화 △대체소자 발굴 △부품 국산화 △신차 투입 등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픽업 트럭인 싼타크루즈, 제네시스 전용 전기차 등을 앞세워 실적 개선을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며 “아이오닉 5는 곧 생산이 정상 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