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연락 차단하고 취재 응하지 마라" 종용담임 교사들이 학생 단톡방에 공지"반성은 커녕 치부 숨기기에만 급급" 비판
  • ▲ 태광고등학교 전경. ⓒ구글맵 캡처
    ▲ 태광고등학교 전경. ⓒ구글맵 캡처
    대규모 교사 채용비리 사태로 물의를 빚은 사학재단 태광학원 소속 교사들이 학생들에게까지 입단속을 종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비리 사태와 관련한 언론 취재에 일절 응하지 말라며 '함구령'을 내린 것인데 학교 측이 반성은 커녕 치부를 숨기는데만 급급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23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태광학원 산하 태광고등학교(경기도 평택 소재) A교사 등은 채용비리 사태가 불거진 직후인 지난 22일 학생들이 가입된 학급 단톡방에 "기자들의 연락처를 차단하고 (취재가 올 경우)해당 사건에 대해 잘 모른다고 말하라"고 종용했다. 

    교사들은 수차례에 걸쳐 학생들에게 같은 요구를 반복했고 이 과정에서 불만이 일자 학생들을 다독이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 학생은 "담임 교사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기자들과 접촉하지 말라고 이야기했다"며 "우리가 힘들까봐 걱정된다고 했지만 거듭된 요구가 강요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본보는 학교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해당 사안에 대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 ▲ 태광고등학교 A 교사가 지난 22일 학생들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 ⓒ독자 제공
    ▲ 태광고등학교 A 교사가 지난 22일 학생들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 ⓒ독자 제공
    앞서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20일 업무방해 및 배임수증재 등의 혐의로 태광학원 이사장 B씨 등 36명을 검거하고 이 중 행정실장 C씨와 현직 교사 D씨 등 3명을 구속했다.

    태광학원은 지난해 2월 정교사 채용시험을 치르면서 지원자 488명 중 13명을 최종합격시켰다. 그러나 이들 합격자 13명 전원은 이미 내정된 상태였다. 이들은 태광학원에 돈을 내고 채용시험 문제와 답안지를 학교 측으로부터 미리 받아 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 결과 태광학원은 2015년부터 정교사 채용을 대가로 기간제 교사들로부터 돈을 받아왔으며 기간제 교사들은 1명당 적게는 6천만 원부터 많게는 1억1천만 원까지 총 18억8천여만 원을 '학교발전기금' 명목으로 학교 측에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