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억원 들여 고순도 니켈 정제공장 신설2차전지 원료, 소재 생산까지 가치사슬 구축비철강 부문 약진… "2023년 가치 빛볼 것"
  • ▲ 포스코 ⓒ뉴데일리DB
    ▲ 포스코 ⓒ뉴데일리DB
    포스코가 달라지고 있다. 철강기업을 넘어 2차전지 소재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최정우 회장이 취임 첫날 내건 신사업 추진이 3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는 28일 고순도 니켈 정제공장 신설에 23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새로 짓는 공장은 계열회사인 SNNC의 기존 생산설비와 연계해 광양제철소에 들어선다. SNNC가 니켈매트를 생산하고, 포스코는 이를 정제해 고순도 니켈을 만들어 파는 방식이다.

    2023년 완공되는 정제공장은 연간 2만t의 고순도 니켈을 생산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전기차 50만 대의 배터리에 들어가는 규모다.

    정보업체인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전기차는 2030년 시장 규모가 32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봤다. 지난해 300만 대에서 앞으로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고순도 니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2차전지 가치가슬을 구현해 차별화한 경쟁 능력을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2차전지 원료에서 소재 생산에 이르는 가치사슬을 갖추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2018년 7월 최 회장이 취임 첫날 간담회에서 “2차전지 소재를 신사업으로 적극 육성할 것”이라고 밝힌 구상은 현실로 이어졌다.

    포스코는 2018년 호주 필바라미네랄스로부터 연간 4만t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정광을 장기 구매하기로 했다. 정광은 자연광석을 높은 품위의 광물로 가공한 광석을 말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포스코는 같은 해 3120억원을 들여 아르헨티나 염호를 인수했다. 염호에 매장된 리튬은 1350만t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염호 인근에는 연 2만5000t 생산능력을 갖춘 리튬 공장을 연내 착공할 예정이다.

    이 밖에 호주의 레이븐소프 지분 30%를 약 27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까지 체결했다. 레이븐소프는 자체 광산과 제련 설비 및 담수화, 황산제조, 폐기물 처리 등 관련 설비를 갖춘 회사다.

    포스코는 레이븐소프가 생산한 니켈 가공품을 2024년부터 연간 3만2000t 공급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지난 5월에는 전남 광양 율촌산업단지에서 수산화리튬 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9만6000㎡ 부지에 7600억원을 투자했다. 이 공장은 2023년 준공할 예정으로 전기차 약 100만 대에 들어갈 수 있는 연 4만3000t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회사 측은 2030년까지 리튬 22만t, 니켈 10만t을 자체 공급해 양극재 40만t, 음극재 26만t 생산체제를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2차전지 분야 매출액은 연간 23조원을 목표로 잡았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소재 사업 확대는 현재 진행형”이라며 “철강의 높은 영업이익 비중으로 아직 2차전지 소재 사업의 가치가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지만, 중장기 실적 가시성을 확보할 경우 기업가치 증대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 호주의 레이븐소프 니켈 광산 ⓒ포스코
    ▲ 호주의 레이븐소프 니켈 광산 ⓒ포스코
    포스코의 사업구조 재편 및 전환은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시장 변화를 예측하고 그에 맞는 사업 구조를 선제적으로 구축한 결과다.

    지난 2분기 포스코의 비철강 부문 영업이익은 5943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동기(2762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이 기간 포스코는 2분기 영업이익이 2조2010억원으로 1194.12% 증가했다. 분기 실적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 규모로 ‘역대급’ 실적을 냈다. 매출액은 18조2925억원에 달했다.

    포스코는 굴뚝기업이란 꼬리표도 떼어낼 계획이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창립 53주년을 맞아 “철강을 넘어 전기차 강재와 부품, 2차전지 소재, 수소 등 친환경 사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선언한 ‘2050 탄소중립’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회사 측은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생산을 인위적으로 축소하지 않아도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재 생산이 본격화하는 2023년부터 신사업이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철강기업이란 한계를 딛고 친환경 등 산업의 변화에 대응한 성과가 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