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13일 출소 후 경영활동 나설듯'총수 공백' 사이 TSMC·인텔 광폭 투자 행보로이터 "이재용 복귀로 20조 공장 입지 결정"총수 복귀로 삼성SDI 美 진출 계획도 탄력 "사면 아닌건 아쉬워… 경영활동 전념하도록 배려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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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이 결정되면서 이 부회장의 향후 경영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세계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미국 등에서 추진하는 대규모 투자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13일 출소하는 이 부회장은 잠깐의 휴식을 취한 후 경영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와 가석방 비판 여론을 의식해 당분간은 활동을 자제하겠지만, 이내 경영 활동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비공개로 가석방심사위원회를 열고 1057명을 심사해 이 중 810명의 가석방을 허가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침체 등을 고려해 가석방 대상에 이 부회장이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그간 이 부회장의 사면을 촉구해 온 재계에서는 사면이 아닌 가석방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삼성의 '총수 부재'에 따른 리스크가 일정 부분 해소된다는 점에서 다행스럽게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의 복귀로 삼성은 그간 미뤄진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의 미국 투자가 본 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수감으로 삼성전자가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못한 사이 글로벌 경쟁사들은 투자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반도체 패권 경쟁을 강화하고 있다.

    TSMC는 지난 4월 향후 3년간 1000억달러(약 114조원)를 투자해 미국 공장 6곳을 건설하는 등 대대적인 설비 확충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미국 뿐만 아니라 일본과 유럽에도 신규 공장 건설 검토에 나섰다. 인텔도 최근 세계 3위 파운드리 회사인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추진 중이다.

    반면 삼성은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 이후 미국에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 투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아직 후보지도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 삼성전자의 투자계획도 한층 구체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로이터통신은 글로벌 반도체 부족 및 인텔과 TSMC 등 경쟁사가 이미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등 시장 상황에 비춰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조명하며 "170억달러 규모의 첨단 로직칩 생산공장 입지 결정이 이 부회장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SDI도 이 부회장 경영 복귀에 힘입어 미국 배터리 공장 신설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이미 미국 생산기지를 마련했고, 추가 공장 설립도 진행하고 있다.

    삼성SDI는 오는 2025년 발효되는 미국·캐나다·멕시코 무역협정(USMCA)을 계기로 미국에 수조원대 신규 배터리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이 회사는 세계 4위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미국 내 합작사(JV)를 설립하는 등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앞서 지난 6월 열린 '인터배터리 2021' 행사에서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미국 투자를 검토 중인 단계"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시기적으로 늦지 않게 미국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사면이 아닌 가석방은 관련법에 따라 5년간 취업이 제한되는 등 완전한 경영복귀는 어렵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 확정 직후 입장문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주요국들의 패권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를 견인하는 최대기업의 총수인 이 부회장에 대한 경영복귀가 절실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 왔다"며 "가석방은 취업제한, 해외출장 제약 등 여러 부분에서 경영활동에 어려움이 있어 추후에라도 이 부회장이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행정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우태희 상근부회장 명의의 논평을 내고 "이 부회장이 사면이 아닌 가석방 방식으로 기업 경영에 복귀하게 된 점은 아쉽다"며 "앞으로 해외 파트너 미팅, 글로벌 현장 방문 등 경영 활동 관련 규제를 관계 부처가 유연하게 적용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