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8월 기준금리 인상서 '첫 발' 표현10월혹은 11월에 추가 인상 가능성 예고내년초 대선·이주열 임기 종료땐 금리 인상 못해
  •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 '첫 발'을 쏘면서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10월이나, 11월에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란 시각이 많다. 

    내년 초 대선국면과 이주열 한은 총재의 임기종료까지 맞물려 금리 조정이 쉽지 않은 배경도 깔려있다.

    ◆ 11월 추가 인상에 무게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내 한은의 금융통화위원회는 10월 12일과 11월 25일 단 두차례 남아 있다. 둘 중 한 시점에 0.25%p 추가 인상해 연내 1% 기준 금리시대를 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에서는 8월 금통위서 금리동결 소수의견이 있었던 데다 33개월 만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의 충격 완화 등을 위해 다음 인상 시점은 11월이 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 26일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인상하면서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주열 총재는 '점진적'의 뜻을 "서두르지 않겠지만 지체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이 총재는 "0.25%p를 올려도 현재의 금리는 완화적"이라며 "누적된 금융불균형을 완화해야 하는 필요성 때문에 (금리 인상) 첫 발을 뗐다"고 밝혔다. 

    금통위원을 지낸 고승범 금융위원장 역시 금리 인상을 환영하면서 "한 번으론 안된다"고 말했다. 

    ◆ 물가안정 '강조'… 추가인상 시그널 

    한은은 금리 인상의 핵심 요인으로 금융불균형 외에도 경기회복과 물가상승 압력을 강조하고 있다. 

    30일에는 경기 회복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강화에 관한 보고서를 내면서 추가 금리 인상에 불을 붙였다. 

    한은은 "소비자물가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부 품목에 그치지 않고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면서 "개인서비스 물가는 7개월 간 2.5가 상승했다"고 밝혔다. 

    한은의 물가안정목표는 2%이나 올 4월부터 지속적으로 2%를 넘나들자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1%로 상향 조정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전개상황과 미국 연준(Fed)의 연내 테이퍼링도 금리 인상 시점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대선·총재 임기 종료…상반기 '복잡'  
     
    내년 3월 말에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가 마무리된다. 한은 총재는 국회 인상청문회를 통과해야 하는 만큼 적어도 3월 초 후보자 지명이 필수적이다. 다만 3월 대선 정국과 맞물려 차기 총재 지명이 늦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최장 8년 임기의 중앙은행 수장을 물러나는 대통령이 지명하는데 대한 정치권의 불편한 시각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일 5월 대선 이후, 새 정부에서 한은 총재를 임명할 경우 총재 공석은 3개월이상으로 길어진다. 사실상 상반기 금리인상은 막히게 되는 셈이다.  

    시장에서도 내년 상반기 정치 이벤트로 가로막혀 연내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채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3월에 대선과 한은 총재 임기 만료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한다"면서 "8월 금통위에서 동결 소수의견이 나오긴 했으나 금융위원장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 지지 발언을 내놨다"고 덧붙였다. 

    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 역시 "한은의 경기 자신감, 금융불균형에 대한 우려 등을 감안할 때 연내 추가 인상을 예상한다"면서 "다만 10월 금리인상 효과를 지켜본 뒤 11월 경제전망 보고서 발표와 함께 추가 인상할 것"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