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수요 예측 진행, 7~8일 청약 16일 상장우리사주 '완판' 수주실적 '우수' 미래비전 '탄탄'상반기 3943억 손실 실적부진 악재, 신한금투 "목표가 9만원"
  • ▲ 현대중공업이 글로벌 방산기업 밥콕에 제안한 한국형 경항공모함ⓒ자료사진
    ▲ 현대중공업이 글로벌 방산기업 밥콕에 제안한 한국형 경항공모함ⓒ자료사진
    현대중공업이 16일 상장을 앞두고 흥행몰이에 나섰다. 시가총액 5조원에 달하는 하반기 최대어인 만큼 성공적인 청약을 위해 잰걸음을 놓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3일까지 국내외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진행한다. 여기서 나오는 기관들의 청약 경쟁률에 토대로 6일 공모가를 확정할 계획이다. 총 공모주는 구주 매출없이 1800만주 신주 발행한다. 

    현대중공업은 희망공모가격으로 5만2000~6만원을 써냈다. 공모가 6만원을 적용하면 공모 자금은 1조800억원, 시가총액은 5조3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까지 분위기는 좋다. 7월말까지 85억5100만달러어치 수주 계약을 따내 올해 목표치 88억8800만달러의 99.6%를 달성했다. 후판값 상승에 따른 손실분을 2분기 실적에 포함시키는 등 발빠른 대처로 하반기 실적 반등 기대감도 감돈다. 선박 가격을 나타내는 신조선가지수는 140포인트를 넘어 2011년9월 140.6포인트 이후 10년만에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일반 청약에 앞서 진행한 우리사주조합 청약에는 배정된 360만주를 2배 가량 넘어서는 신청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추가배정을 통한 완판이지만 직원 수가 1만3000명에 달하는 만큼 실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조차 우리사주청약에서 미달이 발생했던 것을 감안하면 신뢰할 만한 투자요인이다. 올해 조 단위 IPO를 실시한 기업 중 우리사주조합 배정물량이 완판된 경우는 현대중공업이 처음이다.
  • ▲ 현대중공업 미래 비전 및 3대 핵심 사업
    ▲ 현대중공업 미래 비전 및 3대 핵심 사업
    현대중공업이 제시하는 미래 비전도 탄탄하다. 

    사측은 '친환경 선박의 퍼스트무버'를 콘셉트로 내세우고 상장을 통해 조달되는 1조원 중 7600억원을 초격차 기술확보에 투자할 계획이다. 친환경 선박 및 디지털 선박 기술 개발 3100억원, 스마트 조선소 구축 3200억원, 수소 인프라 분야 1300억원 등이다. 

    특히 수소·암모니아 선박, 전기추진 솔루션, 가스선 화물창 등에 대한 투자는 고부가치 수익을 기대하게 한다. 현대중공업은 세계 최대 선사인 머스크로부터 1조6500억원 규모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8척을 최근 수주했다.

    다만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조선업 호황 물결을 타고 미래 전망은 밝지만 당장의 실적은 부진하다. 오랜기간 중국과의 경쟁으로 저가수주 전략을 펼쳤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의 상반기 실적은 공사손실충당금 반영이 됐다고는 하지만 영업손실이 3943억원에 달한다. 사측이 제공한 투자설명서에도 "조선사들이 지출하는 임금과 시설운영비 등 고정비 부담이 커지면서 조선업 전반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의 수요예측을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운다. 조선업이 국가 기간산업으로 대우받는 만큼 연기금 등 공적자금의 순매수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상장한 SD바이오센서의 경우 기관 수요예측에서 1143.76대 1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현재 주가는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기업 58개 중 공모가를 하회하는 곳은 10개에 이른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엔진 가치와 부유식 해상풍력, 그린수소사업 진출, 수주 호황기 생산성 극대가 추가 상승의 근거"라며 목표가 9만원을 제시했다. 황 연구원은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PBR(주가순자산비율) 1.33, 1.10에 비해 현대중공업은 0.77~0.87에 그쳐 경쟁사 대비 낮은 가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