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카드 부문 매각협상도 지지부진, 매각 실패시 소매금융 청산 돌입 與野, 정무위 국감서 금융위원장에게 "씨티은행 청산인가 입장 물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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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씨티은행이 소비자금융 통매각이 불발되고 부분매각도 난항을 겪는 가운데 매각 실패시 청산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씨티은행 사측이 파격적인 희망퇴직 조건을 내건 만큼 인력을 최대한 줄인 뒤 단계적 철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노조가 청산을 강하게 반대하며 ‘매각 철회 후 재매각’을 주장하고 있어 노사 간 진통이 예상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WM(자산관리)과 카드부문 매각 협상을 진행중이나 여의치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씨티그룹이 지난 4월 15일 한국을 비롯한 13개국 소비자금융 철수 의사를 밝혔으나 5개월이 지난 현재도 인수의향 기관들과 매각 조건에서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이다. 

    통매각은커녕 부분 매각도 쉽지 않아 결국 단계적 철수(청산)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이미 WM과 카드사업을 제외한 소매금융의 개인 여‧수신과 금융상품 중개부문은 청산이 확정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소비자금융 새주인 찾기가 실패하면 사실상 청산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며 “이번 희망퇴직까지는 노사가 입장이 비슷해 함께 조율하겠지만 희망퇴직 이후 사측은 청산으로, 노조는 매각 철수 후 재매각을 해야한다는 입장이라 충돌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씨티은행 노조는 소매금융 철수는 시급하게 결정될 사안이 아니라며 철수 계획을 접었다가 추후 재매각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진창근 씨티은행 노조위원장은 “코로나 여파로 인수 가능 후보군의 대규모 투자 전략과 계획 수립 자체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전체 매각에 대한 안정적인 인수 의향자가 나올 때까지 수년 이상 충분한 시간과 대책을 가지고 진행돼야 한다”며 “콜롬비아씨티 소매금융 통매각 사례처럼 철수 계획을 철회하고 대내외적인 환경이 개선된 뒤 매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자산 매각(청산) 방식으로 출구전략이 시행되면 한국씨티은행과 거래하는 200만명이 넘는 고객들이 불편과 피해를 겪고 2000명 이상 직원들의 대규모 실업사태도 우려하고 있다. 

    2012년 HSBC은행이 산업은행과 소비자금융 매각 협상을 벌이다가 실패하고 이듬해 청산 절차를 밟은 전례만 보더라도 소매금융 부문 전체 직원의 90% 이상을 명예퇴직 형식으로 정리됐다. 

    기업의 청산은 상당수 직원들의 고용불안정을 유발할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일부 여야 의원들은 고승범 금융위원장에게 씨티은행 청산과 관련한 금융위의 견해와 인‧허가에 대한 입장을 물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