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영학 녹취록서 유동규 관여 정황 포착유원홀딩스 통해 700억 투자 등 논의 2일 추가 조사 후 구속영장 청구될 듯
  • ▲ 지난 2018년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취임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왼쪽)과 이재명 경기도지사ⓒ뉴시스
    ▲ 지난 2018년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취임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왼쪽)과 이재명 경기도지사ⓒ뉴시스
    수천억대 배당금으로 논란이 된 화천대유자산관리(이하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의 투자자 중 한명인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 "김만배(화천대유·천화동인 1호 소유주)의 지분 절반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2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정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에서 유 전 본부장의 대장동 개발사업 관여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해당 녹취록에는 김씨가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호 지분으로 얻게 될 수익금을 김씨와 유 전 본부장이 절반씩 나눠갖는 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는 김씨 소유의 지분 중 절반이 유 전 본부장의 소유이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 전 본부장이 가져갈 돈은 700억원 가량인데 이는 유 전 본부장이 성남도시개발공사 재직 시절인 지난해 11월 차명으로 설립한 '유원홀딩스'에 대한 투자를 통해 전달한 계획이었던 것으로도 전해졌다.

    유원홀딩스의 대표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 투자사업팀장으로 근무했던 정민용 변호사다. 정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사업의 '키맨'으로 꼽히는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의 대학 후배로 대장동 개발사업 당시 남 변호사와 유 전 본부장 사이에서 메신저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녹취록에는 또 유 전 본부장 등이 정관계·법조계 로비 자금으로 350억 원을 사용하는 방안을 논의한 정황도 드러났다.

    유 전 본부장 측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700억 약정설은 사실무근"이라며 "정 변호사와의 동업회사 주식을 담보로 사업자금과 이혼 위자료를 빌리고 노후대비용으로 비료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말이 와전됐다"고 해명했다. 

    유 전 본부장 측은 "실제 (정 변호사에게) 11억8천만원을 빌렸고 천화동인 1호 수익금은 김씨가 이미 처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로비자금에 대해서도 "공동경비로 사용할 자금을 김씨와 정 회계사 사이에서 서로 상대방이 부담하라고 싸우게 됐고 유 전 본부장이 중재하다가 녹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수익금 배분을 논의하다가 정 회계사의 뺨을 때렸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술기운에 뺨을 때린 건 맞지만 이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1일 오전 병원 진료를 마치고 나오는 유 전 본부장을 체포해 12시간 가량 조사했다. 검찰은 2일 추가 조사를 벌인 뒤 유 전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의 체포시한이 오는 3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