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경표·노삼석 각자대표→본격 '3인 체제' 대내외적 조현민 역할 분명, 잇단 신사업 매진연말 인사 방향에 한진家 승계작업도 짐작
  • ▲ ▲ 조현민 (주)한진 부사장 ⓒ 한진그룹
    ▲ ▲ 조현민 (주)한진 부사장 ⓒ 한진그룹
    조현민 ㈜한진 부사장의 보폭을 넓힌 행보에 업계 안팎의 이목이 쏠린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인 조 부사장이 연말 인사에 승진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그는 지난해 9월 한진 전무로 부임한 뒤 지난해 12월 미래성장전략과 마케팅을 총괄하는 부사장으로 경영 보폭을 넓혀왔다. 

    이후 회사는 미래성장전략실을 신설하고 마케팅총괄부를 마케팅실로 확대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해 조 부사장의 장악력을 키웠다. 

    이를 통해 한진은 경영관리를 총괄하는 류경표 대표와 사업 부문을 총괄하는 노삼석 대표의 각자 대표 이사 체제에서 조 부사장이 추가된 '3인 총괄 체제'가 됐다.

    조 부사장은 입지를 확실히 다진 만큼 이사회에 진입한 뒤 대표이사 선임을 시도할 전망이다. '3인 총괄' 체제로 경영 전면에 나선 상태로 이사회 합류에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

    재계는 조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된 후 장악력을 키우고, 이르면 내년 초 한진 대표이사에 오를 것이라고 관측해왔다.

    연말 인사 방향에 따라 한진家의 승계작업을 짐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여 동안 조 부사장은 신사업 발굴과 CSV, 전략적 마케팅 등을 강화해 조직 내 역할에 힘을 실었다. 간편여행 서비스, 모바일 택배게임, 카카오T 택배 서비스, 이모티콘 출시, 친환경 저탄소 신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 나섰다. 

    본업인 물류업을 강화하는 사업도 놓치지 않았다. 한진은 2850억원을 투자해 2023년 가동을 목표로 대전종합물류단지 내에 스마트 메가 허브터미널을 확보했다. 이 허브를 통해 풀필먼트(상품 보관·포장, 출하, 배송 등 일괄 처리) 서비스를 제공해 시장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이종산업 진출도 활발하게 움직였다. 올 상반기엔 모바일 게임 '택배왕아일랜드'를 출시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마케팅 활동에도 전념했다. 또한 일회용품 재자원화 플랫폼 '플래닛'을 출시하고, 스타트업과 공유어장 MOU도 맺는 등 조 부사장의 작품으로 통한다. 

    여기에 카카오모빌리티와 손잡고 개인 택배 서비스도 시작했다. 양사는 향후 택배차량 자율주행 사업, 대형 빌딩 주차장을 활용한 무인로봇 배송 사업 등 신규 사업 모델도 함께 발굴하기로 했다. 

    이런 행보는 그의 경영 능력을 입증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읽힌다. 

    실적에는 청신호가 켜졌다.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5% 상승한 1조7996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누계 739억원으로 10.3% 감소했지만, 3분기 영업이익만 따로 보면 329억원으로 2분기 대비 19.6% 올랐다.

    재계 관계자는 "조현민 부사장의 남은 단계는 사내이사 진입과 대표이사로의 승진으로 보인다"며 "그의 경영 성과가 가시화되면 한진家의 경영틀은 조원태 회장이 이끄는 항공, 조 부사장이 진두지휘하는 비항공계열 등 두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