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순익 15조KB‧신한금융 4조원대, 하나·우리금융 3조 클럽충당금 추가 적립 미미… 배당성향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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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의 충당금 추가적립 요청에도 불구하고 금융지주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 확대로 거둔 최대 실적 이면에 숨겨진 코로나 부실 대출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금융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의 합산 순익을 전년 대비 7.9% 늘어난 15조6000억원으로 추산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전망한 4대 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14조4653억원으로 1년 전(10조8143억원)과 비교해 33.76% 증가한 규모다.

    또 다른 금융정보업체인 와이즈리포트 역시 4대 금융의 지난해 순익 추정치를 전년(1조8143억원) 대비 33.9% 늘어난 14조4763억원으로 예상했다. 

    지주별로 보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연간 4조원대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이 선두를 유지하고 신한이 그 뒤를 바짝 뒤쫓는 추세다.

    우리금융은 올해 처음으로 순이익 ‘3조 클럽’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경우 은행 주도로 부채 구조조정을 진행함으로써 마진 관리가 용이해진 데다 지난해 8월과 11월 두차례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예상보다 순이자 마진 폭이 커진 것이 주 이유"라고 설명했다.

    우려스러운 것은 사상 최대 실적 뒤에 드리워진 '그림자'다. 코로나 지원책 종료로 인한 자영업자 부실과 금리 인상, 집값 하락 조정 등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에게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시장이 조정되면 금융권 전체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부동산 관련 자산뿐만 아니라 가계부채, 자영업자 부채 등의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은행들도 지난해 4분기 기준 충당금 적립액을 확대하는 등 수치 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대손충당금 전입 규모는 은행당 200억 안팎에 그치고 있다.

    서 연구원은 “기준 변경을 통해 충당금을 적립하기는 시일이 촉박해 제한적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충당금은 금융사의 여신 중 돌려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채권(부실채권)을 미리 손실로 쌓아두는 금액으로 충당금이 증가하면 순이익이 그만큼 감소하고 배당 여력도 축소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코로나 위험업종과 부실차주에 대한 자체 충당금 적립기준을 상향해서 작년 4분기 기준 200억원 가량 추가 적립 계획을 금감원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은행별로 충당금 추가액이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 수준에 불과해 금융권 배당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25~26%)으로 배당이 이뤄지면 올해 배당 규모는 3조7000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들은 지난해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령에 따라 배당성향을 20%대로 한시적으로 낮췄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4대 금융지주의 올해 보통주 기준 배당금은 3조7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며 “지난해 대비 67.9%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당국이 6월께 밝힌 ‘은행 배당 자율화 및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배당성향 참고’ 정책은 유지될 것"이라며 "올해 은행 배당성향은 지난해 22% 내외에서 약 25.5∼26.0%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