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 12조9749억 vs OK 11조7851억가계 대신 기업대출 주효3, 4위 한국투자-웰컴도 박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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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연합뉴스
    저축은행들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올린 가운데 순위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독주 체제를 구축했던 SBI저축은행을 OK저축은행이 맹추격하고 있고 한국투자저축은행은 가까스로 3위 자리를 수성했다. 지난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 여파가 미치면서 기업대출에서 순위가 갈렸다.

    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112조704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20조7042억원(22.5%) 급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7조4126억원 증가했다.

    특히 자산 기준 상위 10개사인 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애큐온·유진·모아·OSB·KB저축은행의 총자산은 59조1736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12조7183억원 증가하며 전체의 과반(52.5%)을 넘어섰다.

    업계 부동의 1위인 SBI저축은행은 총자산을 1년 사이 2조원 넘게 늘리며 12조9749억원을 기록했지만 OK저축은행이 4조1346억원 는 11조7851억원으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양사의 격차가 1조원 안팎으로 좁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SBI저축은행이 가계대출 취급을 늘린 반면 OK저축은행은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취급을 확대한 결과다. 실제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가계대출은 9175억원 증가한 것에 비해 기업대출은 2907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에 비해 OK저축은행은 가계대출 증가액(5180억원)보다 기업대출 증가액(5873억원)이 컸다.

    3위인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자산 총계는 지난해 9월말 기준 6조771억원이다. 이중 기업대출금이 약 3조3268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1911억원보다 52% 증가했다. 전체 대출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1%에서 64%로 늘었다.

    2020년 2분기 자산 규모 3위까지 올랐던 페퍼저축은행의 지난해 9월말 자산총계는 5조4666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9317억원) 대비 39%나 증가했지만 5위에 그쳤다. 4위는 6조32억원을 기록한 웰컴저축은행이 차지했다. 3위와의 격차가 739억원에 불과하다.

    기업대출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KB저축은행과 상상인저축은행, 신한저축은행 등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면서 10위권을 유지했다. KB저축은행이 7000억원 넘게 자산을 늘리면서 총자산 2조5971억원으로 10위를 차지했고 상상인저축은행과 신한저축은행도 7000억원 가량 늘리면서 치열한 10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올해 역시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가 지난해 21.1%에서 14.8%로 축소되면서 가계대출 취급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 비중을 줄이고 기업대출과 자영업자대출 등을 확대하는 저축은행이 순위 싸움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가계대출 취급 규모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만큼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속도를 내는 저축은행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중·상위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