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화재·카드·증권 4社, 내달 통합앱 출시3200만명 데이터 위협적… 삼성페이 연계신사업 제재로 마이데이터 못 실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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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통합 앱이 금융 플랫폼 시장에 지각변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통합 시너지가 날 수는 있겠지만, 당장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탑재할 수 없어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 생명·화재·카드·증권 3200만명 통합 서비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 금융계열사들은 카드 주도로 통합 앱 출시 준비가 한창이다.

    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 서비스를 하나의 금융플랫폼에서 모두 누릴 수 있는 '원앱' 전략이다.

    이르면 다음달 출시 전망으로 오픈뱅킹 및 보험료 결제, 삼성페이 등 각 계열사 데이터 기반의 차별화 콘텐츠가 탑재된다.

    현금처럼 쓸 수 있는 리워드 포인트 통합 운영도 예정돼 있다. 예컨대 카드 포인트나 보험 포인트로 삼성증권의 소액 주식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삼성페이 연계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페이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금융 앱 1위(지난해 7월 기준)로 가입자만 1485만명이다.

    삼성 금융 4사 서비스 고객수를 모두 합칠 경우 3200만명(중복 포함)에 달한다. 카카오페이(2000만명), 네이버페이(1600만명), 토스(1200만명) 등 핀테크보다 월등히 많은 규모로 관련 업계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하지만 트렌드 이슈인  마이데이터 서비스 탑재가 지연될 것으로 보여 전망이 갈린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삼성생명에 중징계인 '기관경고'를 내렸다. 제재가 최종 확정되면 1년간 당국 인허가가 필요한 모든 신사업 분야 진출이 금지된다. 삼성생명은 물론 자회사인 삼성카드 등도 같은 제한을 받는다.

    마이데이터는 고객이 동의하면 각 금융사에 흩어져 있는 개인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조회·관리하는 사업이다.

    여타 금융사 플랫폼의 경우 타사 고객 정보까지 한 곳에서 모아 제공할 수 있는 반면, 삼성 통합 앱에선 삼성 금융계열사 정보만 조회할 수 있어 한계가 드러난다.

    "비금융 정보 취득 한계… 마이데이터 규제 풀어야"

    전문가들의 평가도 갈린다. 가입자가 3000만명이 넘어 상당한 폭발력을 보일 것이란 기대와 함께 마이데이터 제약에 따른 반쪽 우려가 교차한다.

    권혁준 순천향대 IT금융경제학과 교수는 "AI, 블록체인 등에 더해 마이데이터는 향후 금융산업에서 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라며 "어떤 금융사든 마이데이터 영역을 차지하지 못하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마이데이터의 문제점으로 꼽히는 개인정보 등이 잘 관리될 수 있도록 대형 금융사들의 해당 역량을 국가차원에서 열어줘야할 때"라고 지적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 금융 계열사끼리만 협업할 경우 비금융 정보를 얻는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예컨대 유통 및 소비 정보, 통신 정보 등을 얻지 못하는 등 고객이 관심 있어하는 분야의 정보를 가지고 새로운 금융 정보서비스를 구현해 내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마이데이터는 고객 편의성을 위한 부가서비스 사업으로 출범했는데, 해당 사업이 대주주 적격성 문제 등에 가로막혀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현실적으로 고객데이터를 잘 관리하는지 여부 등으로 당국 인허가 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해당 서비스가 출시된다해도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포함되지 않으면, 핀테크들의 금융 플랫폼 우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마이데이터 제도 역시 기존 금융권이 핀테크 대비 불리한 환경에서 경쟁하고 있어, 당국 차원의 규제 완화를 통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