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실적, 2014년 어닝쇼크 이후 최저주요 현장 마무리-비용부담에 수익성 저하외형 위축속 자체사업 확대…재무부담 가중
  • ▲ 서울 서초구 소재 한신공영 본사. ⓒ뉴데일리경제 DB
    ▲ 서울 서초구 소재 한신공영 본사. ⓒ뉴데일리경제 DB
    지난해 한신공영이 7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현장 마무리로 영업실적이 쪼그라들면서 재무건전성까지 흔들렸다.

    최근 대표로 선임된 선홍규 부사장의 어깨가 가볍지 않아 보인다. 침체기로 접어들고 있는 부동산 경기를 감안하면 선 대표 역시 임기를 다 채울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된다.

    18일 공시에 따르면 한신공영은 매출 1조3029억원, 영업이익 354억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매출(1조5568억원)은 16.3% 줄어들었으며 영업이익(1199억원)은 70.4% 급감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2018년을 정점(2조1421억원, 2144억원)으로 3년 연속 하락하면서 2014년 어닝쇼크(1조908억원, -726억원) 이후 가장 낮은 실적을 시현했다.

    한신공영 측은 "자체사업 준공에 따라 매출액이 줄어들었으며 판관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0년 대규모 자체사업 및 도급사업이 준공된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 자체사업의 우수한 채산성에 힘입어 2018년 10.0%까지 상승했던 영업이익률 역시 저하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2020년 인천청라, 부산일광 등 준공 사업장들의 잔여 수익 인식에 힘입어 원가율이 소폭 개선됐으나, 신규수주 확대에 따른 설계비용 증가, 인왕산 주상복합사업 공사미수금 관련 대손상각비 반영 등으로 판관비중이 상승하며 수익성 개선이 제한됐다.

    지난해에도 원자재 가격 증가, 착공 초기 현장들에 대한 자금 선투입으로 원가율이 상승했다. 인건비 상승, 수주 확대에 따른 수수료 증가, 자체사업 분양 관련 광고비 등으로 판관비 부담이 가중되며 영업이익률은 전년 7.70% 대비 4.99%p 하락한 2.71%를 기록했다.

    1월 말 기준 진행 중인 민간 주택사업 규모는 모두 9778가구(자체사업, 주상복합, 오피스텔 포함)로, 전사 분양률은 82.5%를 기록하고 있다.

    지방 사업 비중이 86.3%로 다소 높은 수준이지만 △울산율동 한신더휴(1086가구) △대전 한신더휴 리저브(418가구) 등 대규모 지방 사업의 분양이 조기 완료됐다.

    그러나 지난해 말 진행한 포항 펜타시티(2192가구)의 경우 미분양이 1300여가구 발생했으며 현재 한신공영이 보유한 미분양 물량 대부분은 해당 사업에서 기인한다.

    가격경쟁력, 신도심으로서의 지리적 이점 등을 고려할 때 분양률이 제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분양성과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또 지방사업의 경우 초기 분양률이 높더라도 입주 시점의 주택 경기에 따라 미입주나 입주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도 잠재된 만큼 준공 후 입주성과 역시 체크포인트다.

    공공공사 수주환경 저하로 토목 부문 매출이 정체된 가운데 주택 경기 호조에 힘입어 주택 중심의 건축 매출이 많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건축 부문 매출 비중이 78%로 확대됐으며 국내건축 부문 중에서도 공공 발주를 제외한 민간건축 및 자체분양 매출 비중도 56%에 이르고 있다.

    주택사업 의존도가 증대된 상황에서 최근 정부의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장기간 가격상승에 따른 피로감 누적과 매수심리 약화 등으로 국내 주택 경기의 불확실성이 확산하고 있는 점은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예정 분양사업장 가운데 지방 현장의 비중이 높아 향후 지역별 주택 경기와 분양 여건에 따른 사업변동성과 실적 가변성이 남아 있다.

    이 때문에 펜타시티를 비롯한 주요 현장의 사업 진행 과정, 분양성과와 시점, 분양대금 유입과 재무적 영향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 ▲ 한신공영, 진행 민간주택사업 현황. ⓒ한국기업평가
    ▲ 한신공영, 진행 민간주택사업 현황. ⓒ한국기업평가
    이처럼 수익성이 저하된 가운데 자체사업 추진에 따른 용지 관련 자금 소요 등이 이어지면서 재무 부담이 확대했다.

    현금흐름 부진에 따른 부족 자금을 외부차입에 의존하면서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2020년 말 179%에서 2021년 3분기 210%로 상승했으며 순차입금도 지난해 3분기 3883억원으로 확대했다.

    펜타시티의 초기 분양실적 부진에 따라 영업자산 회수 시점의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당분간은 신규 자체사업 추진에 따른 용지매입 관련 자금 소요가 지속할 전망이다.

    또한 과거 손실을 인식한 사업과 관련, 3분기 기준 약 480억원의 영업자산과 170억원의 시행사 차입금에 대한 지급보증 의무 등도 부담하고 있다.

    이밖에 지난해 말 기준 1524억원의 PF차입금에 대해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으며 3148억원의 PF차입금에 대해 책임준공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초 대표이사로 선임된 전재식 한신공영 각자 대표가 용퇴를 결정하면서 2인 각자 대표 체재인 한신공영의 나머지 대표 한 자리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선홍규 경영기획실장(부사장)이 맡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신공영 최고경영진은 기존 최문규-전재식 각자 대표 체제에서 최문규-선홍규 각자 대표 체제로 바뀐다. 최문규 대표는 최용선 회장의 장남이다.

    사임을 결단한 전 대표는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20년 가까이 등기임원으로 일했던 태기전 부회장과 정영택 전 고문이 지난해 이사회에서 물러나기로 하면서 이번에 대표로 선임된 선 대표와 함께 사내이사에 올랐다.

    다만 전 대표는 사내이사로 선임된 지 9개월 만에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 전 대표의 임기는 2024년까지였으나, 이를 채우지 못하게 됐다.

    전 대표가 대표를 맡기 직전 건축사업부문장을 맡았던 건축 전문가였다면 선 대표는 경영관리 역량에 강점을 지닌 인물이다. 한신공영은 선 대표를 통해 고꾸라진 실적을 회복하고 사업별 리스크 관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2001년 초 한신공영에 입사한 선 대표는 2007년 법무감사임원으로 이사 자리에 오른 뒤 2010년 상무(법무감사담당임원), 2015년 전무(법무감사실장)로 승진했다. 2020년 말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최근까지 경영관리실장으로 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