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세 번째 미국 출장길미국 현지투자 전략 속도 전망전기차 현지생산에 노조 반대
  • ▲ 정의선 회장이 올해 CES에서 발표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 정의선 회장이 올해 CES에서 발표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올해 들어 세 번째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정 회장은 이번 일정에서 미국 현지투자 등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전날 출국해 13일(현지시간) 개막하는 미국 뉴욕오토쇼에 참석할 예정이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가전전시회(CES) 2022에 참석했으며, 2월에도 미국 출장 일정을 소화한 바 있다.

    정 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에서 뉴욕오토쇼를 방문해 글로벌 전동화 트렌드를 직접 살펴보고 미래 모빌리티 구상을 가다듬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미국 현지투자 전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5월, 2025년까지 미국에 74억달러(약 9조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대규모 투자로 미국에 전기차 생산체계를 구축해 글로벌 전동화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지난달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도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주요 전기차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대차는 오는 2030년 미국 시장에서 전체 자동차 판매의 58%에 해당하는 53만대를 전기차로 판매해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 11%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그룹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이 탑재된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및 GV70 전동화모델 등을 현지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기조도 이같은 전략에 영향을 미쳤다. 바이든 정부는 최근 미국산 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부품 비율을 현행 55%에서 2029년 75%까지 올리기로 하면서 현지 생산 필요성이 높아졌다. 
  • ▲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정 회장이 로봇개 스팟과 이동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정 회장이 로봇개 스팟과 이동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일각에서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이나 기아 조지아 공장에 전기차 생산라인을 추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제3의 공장 부지를 물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차 및 기아 노조가 강력 반발하면서 미국 현지공장 설립에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는 단협에 ‘해외 공장 설립 또는 이전 시 노조의 심의 및 의결이 필요하다’고 규정되어 있다면서 국내에 우선 전기차 생산시설을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정 회장이 이번 미국 일정에서 자율주행,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등 미래 혁신기술 분야를 살펴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 회장은 지난해 6월 미국 출장에서 현대차그룹이 앱티브(Aptiv)와 함께 설립한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Motional) 본사를 방문해 기술개발 방향성, 로보택시 추진 계획 등을 점검했다.  

    아울러 보스턴 다이내믹스 본사도 찾아 현지 경영진과 로봇 산업의 미래와 트렌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다이내믹스가 제작한 양산형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은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지난 8일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에 들러 정 회장과 회동했을 때 등장하기도 했다.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분야에서 탑티어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미국 등 선진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모빌리티 대전환 시대에서 주도권 확보를 위해 조만간 미국 전기차 신규공장 투자 계획이 공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