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주택·리모델링 등 소규모 정비사업서 두각재개발·재건축 문턱은 여전히 높아 "높은 입찰보증금에 현설 참석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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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업계가 주택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중견건설사들도 서울 도시정비사업장에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 정비사업장의 경우 통상 대형건설사들의 텃밭으로 평가되면서 중견건설사들도 수주 경쟁에 소극적 행보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가로주택사업 및 리모델링 등 소규모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수주에 성공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양은 지난달 서울 강서구 화곡동 가로주택사업을 수주했다. 강서구 화곡동 일대에 지하 4층~지상 10층, 3개동, 172가구 공동주택과 근린생활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한양은 지난해 자사 주택브랜드 '수자인' 리뉴얼 이후 미아1구역 가로주택사업과 노량진 청년주택사업을 수주하는 등 서울 소규모 정비사업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수그룹 계열사 이수건설도 최근 서울 도봉동 가로주택사업과 하월곡동 동신아파트 소규모 재건축사업을 잇따라 수주했다. 도봉동 가로주택사업은 지하 2층~지상 15층, 2개동, 총 209가구를, 하월곡동 동신아파트 소규모 재건축사업은 지하 2층~지상 20층, 2개동, 146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이수건설 측은 "오랜만에 진출하는 서울 도시정비사업인만큼 최신 주거 트렌드를 최대한 반영해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고품질의 주거환경 조성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며 "앞으로도 '브라운스톤' 브랜드 위상을 제고하고 이수건설 주거상품 우수성을 지속적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동아건설 역시 지난 2월 330억원 규모의 서울 성수동 정안맨션6차 소규모 재건축사업을 따내며 올해 정비사업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했다. 이 사업장에는 신동아건설이 올해 새단장한 주택브랜드 '파밀리에'가 적용된다.

    서울 서초구 잠원현대훼밀리 리모델링사업도 '리모델링 명가'로 평가받고 있는 쌍용건설의 수주가 유력한 상황이다. 시공사 선정을 위한 1·2차 입찰에 쌍용건설이 단독 참여해 두 차례 유찰되면서 조합 측은 쌍용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상태다.

    다만 서울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서는 여전히 대형건설사에 밀려 수주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서울 노원구 월계동신 재건축사업과 동작구 노량진3구역 재건축사업 수주전에 뛰어들며 업계 이목이 집중됐지만, 압도적인 표차로 롯데건설과 포스코건설에 시공권을 내줬다.

    오는 17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있는 서울 관악구 봉천1-1구역 재건축사업에는 롯데건설과 중흥토건이 2파전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중흥토건은 시공능력평가 17위로 중견건설사 중에서도 덩치가 크지만, 조합 내 대형건설사 브랜드 선호 현상에 따라 롯데건설의 우위가 점쳐지고 있다.

    중견건설사 한 관계자는 "소규모 정비사업의 경우 몇 년 새 대형건설사 참여가 늘긴 했지만, 중견건설사들의 텃밭이었던 만큼 시공능력과 브랜드 인지도 등에 따라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올해에도 서울 지역 소규모 정비사업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견건설사 먹거리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재개발·재건축사업은 정부의 규제에 따라 물량도 적은데다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높아지면서 대형건설사 브랜드와 경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최근에는 입찰보증금 문턱도 높아져 현장설명회 참석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