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중단 11일째, 조합 '시공사 교체' 여부 주목서울시도 중재 나서, 이번주 협상테이블 가능성도"갈등 장기화시 조합원 피해커, 현실적 타협점 찾아야"
  • 공사비 증액 문제 등으로 사상 초유의 공사중단 사태를 맞은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이 여전히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표류 중이다. 공사중단 기간이 10일째를 넘어서면서 조합 측이 예고한 시공사 교체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합과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간 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서울시가 중재 의지를 재차 밝히면서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질지 관심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시공사업단은 조합과 공사비 증액 문제를 두고 조합과 갈등을 빚으면서 지난 15일 0시부터 모든 공사일정을 중단한 상태다. 시공사업단에 따르면 현재 공정률은 52% 수준이며, 투입된 공사비는 1조7000억원이다.

    조합 역시 시공사업단의 이같은 행보에 '시공사 교체'라는 맞불을 놓으면서 양측의 갈등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앞서 조합은 공사중단이 10일 이상 이어질 경우 시공사 계약 해지까지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최근 조합 측은 총회를 열고 전임 집행부가 2019년 12월 체결한 공사계약 변경 의결을 취소하는 안건을 가결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지난 24일 기점으로 공사중단이 10일째를 넘어섰지만, 조합 측이 예고한 시공사 교체와 관련해선 현재까지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한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원은 "조합 내에서 시공사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원만한 해결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부딪히고 있으며, 갈등이 지속되면서 조합을 향한 부정적 여론도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며 "당장 시공사 교체를 통해 감수해야하는 손실도 큰데다 서울시를 중심으로 한 협상테이블이 마련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시는 조만간 둔촌주공 재건축사업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협상테이블을 마련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서울시는 10여차례에 걸쳐 중재에 나섰지만, 양측의 첨예한 대립으로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다만 오세훈 서울시장까지 적극적인 중재를 당부하면서 이르면 이번주 중 협상테이블이 마련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앞서 조합 집행부는 시공사업단이 주장하는 3조2000억여원의 공사비 증액 계약을 인정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상태다. 대신 공사비 검증 절차를 진행하는 한편, 고급화 공사(특화·마감재 공사)와 관련해 조합의 요청을 적극 수용한다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사업단 역시 ▲공사변경 계약서의 유효성 인정 ▲추가 공사지연 방지를 위한 감리단의 자재 승인 근거자료 제공 ▲공사비 재검증 ▲공기 연장에 따른 추가 공사비 기발생 손실분 협의 ▲상가 대표 단체와 조합의 분쟁 종료 확인 등을 조합 측에 요청했지만, 이후 협상은 결렬된 상태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은 서울 분양문제와도 직결되는 만큼 서울시도 중재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조합과 시공사업단이 한 발씩 물러서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며 "다만 갈등이 길어질 경우 조합원 피해만 커질 수 있고, 현재 조합도 내홍을 겪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결국 조합에서 현실적인 타협점을 찾는데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