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비·원자재價↑, 경영환경 악화지난달부터 임원 월급 20% 삭감 전기차·고성능 타이어 등 영역 확대
  • ▲ 한국타이어가 조현범 체제로의 전환을 마무리하고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한국타이어
    ▲ 한국타이어가 조현범 체제로의 전환을 마무리하고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최근 조현범 원톱 체제로의 개편을 마무리했다. 한국타이어는 물류비용 상승, 원자재 가격 급등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돌파하기 위해 전기차 타이어를 중심으로 수익성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은 지난 3일 한국타이어 보유 주식 702만주 전량을 조현범 회장에 증여했다. 조 회장이 보유한 한국타이어 지분은 기존 256만주(2.07%)에서 958만주(7.73%)로 증가했다.  

    앞서 조 명예회장은 지난 2020년 6월 블록딜로 조 회장에게 한국앤컴퍼니 지분 23.59% 전부를 매각했다. 이를 통해 승계구도에서 장남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아니라 차남 조 회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또한 지난해 12월 그룹 정기 인사에서 조 회장은 사장에서 회장으로 선임됐지만, 조 고문은 부회장에서 고문으로 밀려났다. 올해 3월30일 열린 한국타이어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반면, 조 고문은 임기가 만료되면서 사내이사에서도 물러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정기 인사에서 실질적으로 한국타이어의 경영승계가 마무리됐다”면서 “최근 조 명예회장이 한국타이어 보유주식 전량을 조 회장에게 증여한 것은 상징적으로 승계가 완료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조현범 체제가 본격 출범했지만 한국타이어를 둘러싼 경영 환경은 녹록치 않다. 한국앤컴퍼니는 지난달부터 전 계열사 임원의 임금을 20% 삭감했으며, 조 회장도 삭감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해부터 물류비용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 ▲ 한국타이어는 벤츠 S클래스를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고성능 차량 모델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 한국타이어는 벤츠 S클래스를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고성능 차량 모델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특히 타이어 원가의 20~30%를 차지하는 천연고무 가격은 지난해 9월 kg당 185 엔(약 1804원)에서 지난달 275 엔(2681원)으로 48.6%나 올랐다. 게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 코로나 봉쇄 등의 악재가 겹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한국타이어의 1분기 영업이익을 102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4.7%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2월, 지난해 실적발표를 하면서 18인치 이상 고인치 승용차용 타이어 판매 비중 42% 달성을 목표를 비롯해 주요 시장 타이어 판매 확대,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들과의 파트너십 강화, 전기차 시장 선점 등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국타이어는 전기차·초고성능 전용 타이어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이달 말 유럽 시장에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iON)’을 론칭해 세계 최초로 전기차 전용 타이어 풀라인업을 선보인다. 유럽 시장에 먼저 출시 후 국내 시장에는 8월 론칭할 예정이다. 

    아울러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고성능 차량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면서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벤츠의 플래그십 세단 ‘S클래스’를 비롯해 BMW 브랜드 최초 순수전기 그란쿠페 ‘i4’, 폭스바겐의 고성능 해치백 ‘골프 GTI’, 스포츠카 ‘골프 R’ 등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한국타이어가 올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을 이뤄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지난해 말 파업 영향도 반영되면서 1분기 실적은 부진할 것”이라면서 “2분기부터 파업 여파에서 벗어나고 하반기부터 운반비용 부담이 낮아진다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브랜드 파워와 공급망 활용을 통한 고인치 타이어 등 판매물량 확대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