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평균 16.9%p 상승 추정"NICE신평 "100%p 이상 개선효과"잉여액 작은 일부 중소사 효과 미미자본확충 우려도 상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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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사들의 RBC비율에 숨통이 트였다.

    당국의 구제안 적용시, 평균 16.9%p에서 최대 100%p 이상까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손해보험업계의 RBC비율은 300%대까지 뛰어오를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LAT(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잉여액이 상대적으로 적은 보험사의 경우 효과가 제한될 것으로 보이며 일각에서는 자본확충 등 보험사들의 자구노력이 더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숨통 트였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증권은 최근 '보험사 RBC 하락에 대한 당국의 완충방안' 리서치를 발표하면서 RBC비율이 평균 16.9%p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LAT잉여액을 RBC비율 산출시 자본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보험사 LAT잉여액 중 40%를 자본으로 인정하되, 채권평가 감소분에 한해서만 적용한다는 내용이다.

    RBC비율은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보험업법에선 100% 이상을 유지토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KB증권은 1분기 RBC비율에 구제안 반영시 각사별 ▲삼성화재 271.8% → 298.3% ▲DB손보 188.7% → 197.0% ▲현대해상 190.7% → 199.9% ▲메리츠화재 178.9% → 208.1% ▲한화손보 122.8% → 188.3% ▲삼성생명 246.1% →272.8% ▲한화생명 160.0% → 194.1% ▲동양생명 190.3% → 207.4% ▲신한라이프 256.3% →265.2% ▲하나생명 171.1% → 189.3% ▲DGB생명 108.5% → 170.1% ▲DB생명 139.1% → 147.0% 등으로 추정했다.

    KB증권은 "정확한 수치를 산출하기 위해 매도가능증권 계정 중 채권 평가손실만을 반영해야 하지만 보험사의 경영공시에는 매도가능증권 계정의 채권 평가손익(손실과 이익이 상계처리 된 수치)만 공시되 있어 해당 수치를 사용했다"며 "실질적 채권평가손실 규모는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되며, RBC비율 개선 효과 역시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 중 한곳인 나이스신용평가는 생명·손해보험업계 모두 100%p를 상회하는 효과가 날 것으로 전망했다.

    생보업계 경우 기존 1분기 RBC비율 평균 180.3%에서 291.0%로, 손보업계는 183.7%에서 345.2%로 추산했다.

    나이스신평 측은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감독당국 권고수준 이상의 자본적정성 비율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중소사 효과 제한

    다만 일부 중소사들의 경우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자산과 순익이 낮고, 부채 규모가 큰 중소사들의 경우, 금리 영향을 덜받고 LAT잉여액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설명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하나생명 등 LAT잉여액이 상대적으로 적은 보험사의 경우 일부 효과가 제한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실제 하나생명의 지난 1분기 기준 LAT잉여액 합계는 1719억원 수준으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1719억원의 40%인 687억원만 자본으로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아울러 병행되야할 자본확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까 우려도 터져나온다. 물론 채권평가 감소분에 한해서만 잉여액을 자본으로 활용토록 제한을 뒀지만, 올 상반기와 같은 수준의 자본확충 행렬을 기대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간 보험권은 이자비용 부담을 감내하더라도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자본확충을 해왔다"며 "하지만 당국 구제안으로 이자부담을 안고 추가 자본확충에 공격적으로 나설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까지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평가손실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며 "다시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우려는 최근 은행권의 보험사 방카슈랑스(은행보험판매) 상품 판매 중단 미철회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는게 업계 설명이다. 앞서 하나·농협은행 등 일부 시중은행들은 보험사들의 RBC비율이 급락하자 일부 방카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선제 조치다.

    이후 당국 구제안이 나왔으나, 이들은 RBC 개선세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취급 중단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재정이 취약한 보험사의 경우 개선세가 얼마나 지속될 지 미지수"라며 "최소 올해까지 해당 비율의 관망세가 지속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LAT는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한 뒤 차액을 책임준비금으로 추가 적립하는 제도다. 책임준비금은 보험사가 장래 보험금지급 청구, 해약금 등 계약상 책임이행을 위해 적립하는 추가 금액이다.

    당국은 LAT 활용 제도를 2분기 회계부터 반영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