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책, 사실상 방역 대응 無… 요양병원 면회 제한이 전부호주 사례 등 올 가을 독감 확산 유력시김우주 교수 “최소한의 방역 기준 설정이 선결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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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두기 없는 추석과 지역 곳곳에 진행되는 대형 행사 등 방역체계의 공백은 추후 인플루엔자(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퍼지는 ‘트윈데믹’ 확산의 원인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과거와 같은 과잉 규제는 없어도 큰 틀에서의 방어막을 형성하는 것이 시급한 숙제로 떠올랐다. 

    정부는 전날(31일) 올 추석 방역 대책을 발표하며 인원이나 시간제한이 없는 첫 명절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가족 등 각종 모임은 전부 허용되며 휴게소, 버스, 철도 내 실내 취식도 모두 풀었다. 
     
    또 9월 추석 연휴 나흘 동안 전국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모든 차량에 대해 통행료를 면제해주기로 하는 등 전방위적 명절 분위기 내기에 집중하고 있다. 요양병원이나 시설 대면 면회 제한이 걸린 것이 유일한 규제 요인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 같은 결정을 하면서도 개인 방역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철도, 버스 및 여객터미널에서 손 소독, 마스크 착용과 함께 발열 의심 증상이 있으면 방문을 취소하거나 연기해달라는 통상적 내용이 전부다. 

    거리두기 없는 추석과 별개로 전국 곳곳에서 대형 행사가 진행됐고 여전히 사람은 붐비고 있다. 흠뻑쇼 확진 사례가 속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강달빛야시장 등에 젊은 세대가 몰렸다. 

    결국 모두 풀어버린 방역 대책은 명절 이후 확산을 키우고 곧 다가올 독감 유행과 맞물려 트윈데믹을 확산시키는 원인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특히 올해는 독감 발생이 심상찮은 상태다.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34주차(8월 14일-20일)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환자는 4.2명으로, 2017년 5.2명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34주차 계절독감 의심환자는 2019년 3.3명, 2020년 2.1명, 2021년 1.1명 등으로 감소세를 유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발병 위험도 3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더욱이 남반구인 호주에서는 이미 인플루엔자의 대규모 유행이 관측됐다. 계절이 반대인 호주는 북반구 인플루엔자 유행을 앞서 가늠할 수 있는 지표국가로 불린다. 

    이와 관련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시점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트윈데믹이 얼마나 빠르게 확산할 것인지 여부”라며 “일상방역 체계를 유지하고 민족 대명절에 방역 규제를 하지 않는 것도 좋지만 최소한의 기준점을 잡아주는 것이 방역당국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 호주도 그렇고 올 가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독감 환자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감안한 방역 대응체계를 고민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지적했다. 

    일선 응급실 의사들도 거리두기 없는 추석 명절 이후 확진자 증폭, 트윈데믹으로 인한 발열 환자 관리체계가 엉켜 제때 응급상황을 대비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