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 포화상태… 난방기능 활용도 줄어본연의 기능에 온수 기능 더한 ‘사계절 가전’으로경동나비엔·귀뚜라미, 신제품 출시·마케팅 강화 경쟁
  • ▲ 경동나비엔 '나비엔 콘덴싱 ON AI' 제품 연출 이미지.ⓒ경동나비엔
    ▲ 경동나비엔 '나비엔 콘덴싱 ON AI' 제품 연출 이미지.ⓒ경동나비엔
    늦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보일러업체들이 신제품과 마케팅으로 몸풀기에 나서고 있다. 과거 본연의 난방기능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온수 기능을 강화하며 종합난방 가전 기업으로서 입지를 강화하는 추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보일러 양대산맥인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는 성수기를 대비해 잇따라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통상 추석을 기점으로 다음 해 2월까지는 추운 날씨로 인해 보일러업계의 성수기로 불린다. 

    특히 올해의 경우 온수 기능 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 보일러 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르면서 보일러 본연의 기능만으로는 승산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내에서 가스보일러 제조와 판매가 이뤄진 지 30년이 지나면서 국내 가정용보일러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한 해 국내에서 판매되는 가정용보일러 수량은 130~150만대로 추산되는데, 대부분이 교체 시장에서 발생하는 수요다. 

    아울러 난방 수요가 과거처럼 높지 않아 사계절 내내 수요가 있는 온수 기능을 강화, ‘사계절 가전’으로 입지를 다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축 주택일수록 단열재와 창호 성능 등이 뛰어나 예전처럼 난방 수요가 높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우선 경동나비엔은 최근 온수가전으로 패러다임을 전환을 선포하며 ‘나비엔 콘덴싱 ON AI’를 출시했다. 보일러의 주된 기능 중 난방기능에 대한 활용도가 건축물의 단열 성능 강화와 온수매트 등 개인별 난방 기기 사용으로 점차 줄어드는 반면 온수 기능은 1년 내내 사용한다는 점에 착안해 고객에게 난방은 물론 최적의 온수를 제공하는 맞춤형 가전으로의 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경동나비엔은 아시아 최초로 개발해 축적해온 콘덴싱 기술력과 함께 그간 글로벌 시장에서 고객에게 인정받아 온 온수 기술력을 접목했다. 경동나비엔은 콘덴싱보일러·온수기 분야에서 미국과 러시아 시장 점유율 각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온수레디 시스템’을 통해 사용 전 퀵버튼을 눌러두면 수전을 틀고 난 뒤 10초 내에 온수를 사용할 수 있다. 기존 보일러 대비 93%이상 단축된 시간 내에 빠르게 온수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터보 펌프를 적용해 10분 샤워 기준 6리터 가량 온수의 양을 증가 풍부한 온수 사용이 가능하며 믹싱밸브를 통해 일정한 온수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 최초로 무선 펌웨어 업데이트(FOTA)를 적용, 온수와 난방 사용을 패턴을 학습하고 고객에게 매월 정보를 제공하는 HEMS 보고서도 선보인다. 특히 경동나비엔은 온수 사용 패턴을 학습, 분석해 고객의 생활패턴에 맞춰 온수를 준비하는 빠른온수 스마트 운전 기능을 구현해 업계 최초로 한국표준협회(KSA)로부터 AI+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이에 맞춰 경동나비엔은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신규 모델로 김혜수를 발탁, ‘나비엔 콘덴싱 ON AI’의 신규 TV CF를 선보이는 동시에 온라인 숙면 플랫폼 ‘단꿈상점’도 재단장했다. 단꿈상점에서는 숙면온도의 중요성과 함께 온수매트를 2주간 빌려 체험할 수 있는 단꿈체험소 등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확대한다. 

    귀뚜라미 역시 최근 온수 기능을 한층 강화한 ‘거꾸로 ECO 콘덴싱 L11’ 가스보일러를 출시했다. 기존 2개의 열교환기를 사용하는 콘덴싱보일러와 달리 이를 하나로 합친 일체형 열교환기를 적용해 기존 모델 대비 성능과 품질을 높이고, 제품 부피를 최대 24% 줄여 운반과 설치가 편리한 슬림형 제품이다. 특히 친환경 메탈화이버(금속 섬유) 버너의 불꽃 크기를 세밀하게 조절해 소량의 온수에서도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등 온수 품질을 극대화했다.

    귀뚜라미는 다가올 성수기를 대비해 가정 내 온수 배관까지 예열해주는 ‘귀뚜라미 온수 플러스 시스템’도 옵션 선택으로 추가할 계획이다. 기존 넓은 평형의 가정집은 샤워할 때 온수 배관에 있는 차가운 물을 버려야 하고 보일러에서 데워진 온수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다.

    반면 귀뚜라미 온수 플러스 시스템은 대형 평수 등 보일러와 화장실의 거리가 멀어 온수관이 길게 설치된 경우에도 시간 낭비 없이 빠른 온수 사용이 가능하다. 사용자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이 온수 사용패턴을 스스로 학습하고 온수 배관을 예열, 온수 출탕 시간과 가스비 절감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

    동시에 귀뚜라미는 2011년 보일러업계에서 가장 먼저 온수매트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난방 가전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온수매트 단점을 보완한 카본매트를 선보이며 트렌드 전환에 앞장서고 있다. 귀뚜라미 카본매트는 온수매트의 누수·세균·물 보충·소음 등 불편함을 해소한 3세대 온열매트다. 

    시장에서는 보일러업체들이 온수 기능을 강화하는 등 난방가전 기업으로서의 입지 강화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일러 시장 자체가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수익성 확보를 위해 업체들이 온수 기능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는 분위기”라며 “다만 진출할 수 있는 사업이나 강화하는 영역도 비슷할 수밖에 없어 마케팅이나 영업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