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0.39%p 추가 매집해 7.11% 보유…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매출·이익 늘었는데 배당성향 3년째 감소… 투자도 줄여“작년 배당성향 감소, 부지 매각 따른 영업외이익 증가 영향”
  • 최근 국민연금이 경동나비엔의 지분을 늘리는 과정에서 투자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경동나비엔의 매출 성장세에도 불구,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배당성향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민연금은 경동나비엔의 주식 5만7563주(지분율 0.39%p)를 취득하며 투자목적을 기존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현재 국민연금의 경동나비엔 보유 지분율은 7.11%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2009년 6월 처음으로 경동나비엔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기 시작했다. 견조한 실적 상승세에 따른 투자 목적으로 관측된다. 

    2009년 매출액 2333억원, 영업이익 63억원에 불과했던 경동나비엔의 실적은 2020년 매출액 8734억원, 영업이익 671억원까지 늘었다. 12년간 매출은 3.7배, 영업이익은 10.7배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36억원에서 416억원으로 11.6배나 증가했다. 그해 국민연금의 경동나비엔 지분도 사상 최대인 12.4%까지 늘었다. 

    이후 국민연금의 경동나비엔 지분은 소폭의 오름과 내림을 반복하다 작년 말 8.19%, 올해 1월 3일에는 6.72%까지 줄어들었다. 

    눈에 띄는 점은 투자 목적이 변경됐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단순투자는 의결권 등 지분율과 무관하게 보장되는 권리만을 행사한다. 반면 일반투자는 경영권 영향 목적은 없으나 정관변경, 위법행위 임원에 대한 해임 청구 등 주주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의 투자 변경 목적을 두고 경동나비엔의 낮은 배당 등 미흡한 주주환원 정책을 이유로 들고 있다. 꾸준히 늘어나는 매출에도 불구하고 현금배당성향은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는 점에서다. 

    지난해 말 기준 경동나비엔의 최대대주주는 경동원으로 지분 56.72%를 보유하고 있다. 경동원은 손연호 경동나비엔 회장과 친족 및 특수관계법인이 지분 94.43% 소유한 사실상 오너 개인회사다. 총발행주식의 64.8%를 보유한 소액주주는 2만5841명으로 전체 주주의 99.9%에 달한다. 

    지난해 경동나비엔은 매출액 1조1029억원, 영업이익 643억원으로 사상 최초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며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영업이익은 전년 671억원과 비교하면 소폭 줄었지만 순이익은 524억원에서 1021억원으로 두 배 가량 늘었다. 그러나 배당성향은 2019년 13.6%에서 2020년 11.34%, 지난해 8.06%까지 줄었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비율로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을 얼마만큼 주주들에게 돌려주는지를 나타낸다. 배당성향이 높은 기업은 주주환원에 적극적, 낮은 기업은 주주환원에 소극적이라는 의미다. 

    실적이 좋지 못하거나 투자금액이 많은 경우 배당성향이 낮아질 수도 있지만 최근 주주환원정책이 강화되면서 배당성향은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지난해 코스피 상장 법인의 배당성향 평균은 35.41%다. 

    같은 기간 투자활동 현금흐름의 마이너스 폭도 줄어 투자 규모 또한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통상 투자활동을 활발히하는 기업일수록 마이너스 수치가 높다. 2019 –515억원이었던 경동나비엔의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2020년 –589억원으로 늘었지만 지난해 –126억원으로 78.6% 줄었다.  

    벌어들이는 금액이 늘어났지만 배당과 투자는 줄이면서 경동나비엔의 이익잉여금은 2019년 2677억원에서 2020년 3029억원, 지난해 3786억원으로 늘었다. 회사가 낸 이익을 주주에게 배당하거나 투자에 활용하지 않고 기업의 이익잉여금으로만 쌓아두고 있는 것이다. 

    경동나비엔은 작년 배당성향 감소는 영업외이익 증가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지난해 배당성향 감소는 연구소 이전에 따른 부지 매각으로 영업외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연구소 매각에 따른 이익금을 제외하고 늘어난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배당성향은 전년과 유사한 10.95%로 큰 차이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기준으로 배당정책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5년 이후 꾸준히 배당금을 늘려 주주권익보호를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지난해 늘어난 이익을 주주에게 환원하고자 매년 기존에 50원씩 상향하던 배당금을 지난해에는 100원 상향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