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0년 만에 '친환경경영전략' 발표혁신기술 적용한 탄소 배출 저감시설 집중 투자SK그룹, 지난 1년간 ESG 경영 관심도 가장 높아구광모 회장, 친환경 클린테크 역량 강화 나서
  • ▲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 '그린센터'를 통해 정화된 물로 조성한 연못 모습. ⓒ삼성전자
    ▲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 '그린센터'를 통해 정화된 물로 조성한 연못 모습. ⓒ삼성전자
    환경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재계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가운데 가운데 국내 1위 기업 삼성전자도 ESG 경영에 적극 동참하면서 친환경 생태계 구축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신(新)환경경영전략'을 발표하고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RE100'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라인을 계속 증설하고 있어 전력 사용량이 늘어날 수 밖에 없고, 핵심 반도체 사업장이 자리잡은 한국은 재생에너지 공급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아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에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큰 구조다.

    이처럼 어려움과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탄소 감축이라는 전 지구적인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활용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단순히 에너지 구매자로서의 기업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동종 업계,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신환경경영전략'은 '삼성 환경선언' 뒤 30년 만에 발표하는 것으로, 삼성의 경영 패러다임을 친환경으로 전환하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삼성은 1992년 '삼성 환경선언'을 통해 환경 문제는 선택적 지출이 아닌 필수 투자라는 인식을 밝히고 각종 환경문제를 산업현장에서 추방하는 '클린 테크, 클린 라이프' 운동을 전개해 왔다.

    2005년에는 '환경 중시'를 삼성의 5대 경영원칙 중 하나로 지정하고 기업의 환경적 책임을 다하는데 노력해 왔으며, 2009년 '녹색경영비전'을 발표하고 직·간접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친환경 제품 확대 등을 추진해 왔다.

    국내 재계 서열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가담으로 ESG 경영 생태계도 확장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삼성의 가입으로 SK, 현대자동차, LG 등 국내 4대 그룹 모두 RE100을 선언했다.

    특히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적극적인 ESG 경영 실천 의지에 따라 RE100에 국내 기업 최초로 가입하는 등 최근 ESG 관련해 가장 분주히 움직이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데이터앤리서치가 기업집단 가운데 상위 30대그룹을 대상으로 ESG 경영 정보량을 조사한 결과 SK그룹은 ESG 경영 포스팅 수가 최근 1년간 6만7636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를 기록한 LG그룹(4만87건)과의 격차도 컸다.

    이는 최 회장이 ESG를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원을 삼고 경영체질의 전반적인 혁신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최 회장은 "관계사 각각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과 환경 스토리를 만들어야 하고 남들보다 빨리 움직여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주문했다.

    이에 SK는 2050년 이전까지 넷제로를 조기에 달성하겠다고 결의한 뒤 2030년 기준 전세계 탄소감축 목표량(210억톤)의 1%를 SK가 줄이겠다고 공표했다. 이를 위해 SK는 글로벌 테크기업과 친환경 기술 생태계를 구축했고 세부적으로 실천할 방법론과 구체적 목표치를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등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또 최 회장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적가치 플랫폼 'SOVAC(소셜밸류커넥트)'을 제안했다. 2019년 5월 출범한 SOVAC은 오는 20일 3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로 개최해 연대와 협력을 통한 개인과 조직의 성장,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진화 등 사회적 기업 생태계의 지속가능 성장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전망이다.

    LG전자도 올해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2030년까지 추진할 새로운 ESG 중장기 전략과제 'Better Life Plan 2030'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와 실행 계획을 밝혔다.

    LG전자는 생산 공정 내 에너지 고효율 설비, 탄소 배출량 감축 장치 등을 도입하고 있으며, 동시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외부에서 탄소감축활동을 펼쳐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할 계획이다.

    LG전자는 2050년까지 국내외 모든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중장기 계획도 세웠다. 우선적으로 북미법인은 지난해 생산, 물류, 오피스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한 바 있다.

    개발단계에서는 LG전자가 지난해부터 2030년까지 총 60만톤의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TV, 모니터 등에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을 늘리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바이오 소재, 폐플라스틱·폐배터리 재활용, 탄소 저감 기술 등 친환경 클린테크 분야의 투자를 확대하고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클린테크는 탈탄소와 순환경제 체계 구축 등과 같이 기업이 친환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술을 의미한다.

    LG는 클린테크 분야에서 고객사에게 선제적이고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협업, 지분투자, M&A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하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지속 탐색할 계획이다.

    구 회장은 지난 6월 마곡 LG화학 R&D 연구소를 방문해 "고객경험을 혁신할 수 있는 기술 분야를 선도적으로 선정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목표하는 이미지를 명확히 세우고,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R&D 투자 규모와 속도를 면밀히 검토해 실행할가자"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