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회장, 'AI-바이오-클린테크' 전두지휘최태원 회장, 바이오-배터리-반도체 투자 강조경영 불확실성 속 미래 성장동력 확보 총력 관심 집중
  • ▲ 구광모 LG 회장. ⓒLG
    ▲ 구광모 LG 회장. ⓒLG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로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사업들을 직접 챙기며 위기에 선제 대응하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구광모 LG 회장은 인공지능(AI), 바이오(Bio), 클린테크(Clean Tech) 분야를 직접 챙기고 있다. 그룹의 현재 성장동력인 가전 등 기존 사업들은 각 계열사 전문경영인에 맡기고, 지주사인 ㈜LG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만큼 신성장 사업 포트폴리오 위주로 챙긴다는 방침이다.

    앞서 LG는 올해 중장기 전략보고회를 실시하며 오는 2026년까지 국내에만 106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 중 미래성장 분야에만 43조원을 선제 투자한다.

    LG는 AI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기술을 확보하고 대규모의 도전적 R&D를 추진하기 위해 3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2020년 그룹 차원의 AI연구 허브로 설립된 'LG AI 연구원'을 중심으로 초거대 AI 'EXAONE(엑사원)' 및 AI 관련 연구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초거대 AI를 통해 계열사의 난제 해결을 돕고, 이종 산업분야와의 협업을 늘려 AI 리더십을 조기에 확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LG는 지난 2018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출범한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AI와 로봇, 가상현실(VR) 분야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 회장은 2020년 12월 디지털전환 추진의 일환으로 'LG AI연구원'을 설립하기도 했다. 구 회장은 LG AI연구원 출범 축하 메시지에서 "LG가 추구하는 AI의 목적은 기술을 넘어 고객의 삶을 더 가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LG AI연구원은 에너지, 바이오, 제품 설계, R&D 등 최신 AI 기술을 연구하고 전 계열사에 확산해 LG의 모든 사업 영역에서 AI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면서 AI 역량 강화를 주도하고 있다. 창립 후 1년 만에 여러 사업 분야에서 15개의 핵심 난제를 발굴해 AI기술로 해결하는 독창적 문제 해결 방법을 정착시켰다.

    LG는 바이오 분야 혁신신약 개발에도 1조50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 LG화학은 세포 치료제 등 혁신신약을 개발하고 있으며, 임상 개발 단계에 진입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M&A나 JV 설립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융복합 인재 양성 등을 통해 차세대 첨단바이오 기술 확보에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신재생 에너지 산업소재 등 친환경 클린테크 분야에도 1조8000억원을 투자한다. LG화학은 생분해성 고분자 플라스틱 등 성장하는 친환경 플라스틱
    시장에 투자를 강화하고, 폐플라스틱의 재활용 역량 강화 등 신규 사업 기회도 발굴하고 있다.

    구 회장이 클린테크를 강조하는 이유는 한정된 지구의 자원과 에너지를 사용해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기업 활동의 과정에서 지속 가능하며 장기적인 관점의 고객 가치를 만들어 내겠다는 경영 철학이 내포돼 있다.

    구 회장은 최근 발간한 'ESG 보고서'를 통해 "LG는 전 세계가 당면한 기후위기 문제에 책임의식을 갖고 탄소중립과 신재생에너지 전환, 제품 폐기물 순환체계 구축, 탄소저감을 위한 클린테크 육성·투자 등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 ▲ 최태원 SK 회장. ⓒSK
    ▲ 최태원 SK 회장. ⓒSK
    SK그룹도 최태원 회장의 주문에 따라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인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반도체(Chip) 등 이른바 'BBC'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에도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시기에는 개인도 기업도 생존을 위한 변신이 필요하다"면서 SK가 국가 성장동력인 BBC 영역에서 국내외 투자를 활발히 이어갈 뜻을 내비친 바 있다. 

    SK그룹은 오는 2026년까지 BBC 분야를 중심으로 247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성장과 혁신의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투자와 인재 채용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AI와 DT(디지털전환)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반도체라고 보고, 반도체 및 반도체 소재에 전체 투자 규모의 절반 이상인 142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전기차 배터리 등 그린 비즈니스에는 67조4000억원, 바이오 등에 12조7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전체 투자금의 90%가량이 BBC에 집중돼 있다.

    구체적으로 반도체 및 소재 분야 투자는 주로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반도체 생태계 조성에 집중됐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비롯해 반도체 팹 증설, 특수가스와 웨이퍼 등 소재∙부품∙장비 관련 설비 증설 등이 투자 대상이다.

    그린 에너지 분야는 전기차 배터리와 분리막 생산 설비를 증설하고 최근 SK가 주력하는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설비를 갖추거나 글로벌 기업에 투자해 그린 에너지 기술력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재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바이오 분야는 뇌전증 신약과 코로나19 국내 백신 1호 개발 신화를 이어갈 후속 연구개발비와 의약품위탁생산시설(CMO) 증설 등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하카인데 히칠레마 잠비아 대통령과 만나 배터리 분야 핵심 원재료와 관련한 민관협력 모델을 구축하는 등 BBC 분야 원자재 공급망 강화를 직접 챙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