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퍼 전기차 2024년 양산체제 돌입할 것"4만대 돌풍에도 손익분기점 넘기는 쉽지 않을듯전기차 나와도 가격, 주행거리 등 상품성 관건
  • 현대차의 경형 SUV 캐스퍼 ⓒ현대자동차
    ▲ 현대차의 경형 SUV 캐스퍼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와 광주광역시의 합작법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캐스퍼 전동화 모델을 생산하겠다고 밝히면서 지속가능성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GGM은 오는 2024년 현대차의 경형 SUV 캐스퍼의 전기차 모델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박광태 GGM 대표는 지난 20일 창사 3주년 기념식에서 “내년에 전기차 생산 보완설비를 마치고 하반기부터 단계별 인력 채용을 한 뒤 2024년 시험생산을 거쳐 하반기에 양산 체제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친환경차 시장이 커지는 만큼, 파워트레인 다각화로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다지겠다는 것이다.

    앞서 GGM은 지난 2019년 출범 당시 대기업과 지역사회가 협업하는 이례적인 모델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캐스퍼의 위탁생산을 담당하는 GGM의 실질적 최대 주주는 광주시다. 현대차는 개발 ·판매 등을 맡고 있다.

    실제로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광주시가 출자한 광주그린카진흥원이 21%(484억원)로 1대 주주다. 현대차는 2대 주주로 19%(437억원) 지분을 점유하고 있다.
  • 창사 3주년을 맞은 GGM이 캐스퍼 전동화모델 생산계획을 밝혔다 ⓒ광주글로벌모터스
    ▲ 창사 3주년을 맞은 GGM이 캐스퍼 전동화모델 생산계획을 밝혔다 ⓒ광주글로벌모터스
    캐스퍼가 국내시장에서 흥행을 이어가면서 상생형 모델의 성공적 안착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실제로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캐스퍼는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올해 8월까지 누적 4만1375대가 판매돼 국내 경차 시장 1위를 이어가는 중이다.

    문제는 지속가능성이다. 출범 이후 적자를 기록 중인 GGM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을지가 불투명해서다. 지난 3년의 적자가 본격적인 양산 돌입 이전임을 감안하더라도 그렇다. GGM의 손익분기점은 가동률 70%로 연간 7만대 수준이다. 캐스퍼가 경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는 하지만 단일 차종으로 7만대를 넘어설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전망이 많다.

    현대차로서도 GGM의 적자가 지속되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단순 위탁업체가 아닌 현대차가 직접 2대 주주로서 합작 설립한 회사고, 최초의 상생형 일자리 모델로서 가지는 상징성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GGM의 탄생에는 단순한 시장 수요 외에 정치적인 의도도 있었다”며 현대차가 대주주라고 하더라도 향후 GGM이 적자를 지속한다면 지속적으로 물량을 투입하고 투자를 이어 나갈지는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현대차가 추가적인 일감을 주기 위해서는 노조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과제도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 GGM의 캐스퍼 생산 공정 ⓒ연합뉴스
    ▲ GGM의 캐스퍼 생산 공정 ⓒ연합뉴스
    이러한 상황에서 GGM이 전기차 생산 계획을 밝혔지만 업계는 신중한 분위기다. 가격, 상품성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캐스퍼는 좁은 차체 특성상 대용량 배터리 탑재가 어렵다. 출시되더라도 200km 안팎의 주행거리를 가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현재 출시되는 전기차들이 완충 시 400~500km까지 주행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쟁력이 과제로 남는다.

    만약 GGM의 불안정성이 지속하면 자칫 지역경제에 직격타를 줄 수 있는 만큼, 광주지역 내에서도 GGM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박대우 민생당 광주시당위원장은 “신차효과가 끝나 향후 판매량이 꺾이거나 사고가 발생하면 피해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은 최대 주주인 광주시가 지는 구조인데 행정기관으로서 어떻게 대처할 것이며, 지속가능한 운영을 위한 방안 등이 투명하게 논의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캐스퍼 수출 물량에 대해서도 생산 방안을 현대차와 논의하는 등 지속가능성 모색을 위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며 “어렵게 탄생한 상생형 모델을 끝까지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지역과 기업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