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10월 산업활동동향…제조업 '흔들'반도체 혹한기에 기계장비 7.9%↓소비 2개월째↓…수출 먹구름에 내수도 위축
  • ▲ 광공업생산 추이.ⓒ통계청
    ▲ 광공업생산 추이.ⓒ통계청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생산이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달 생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이후 30개월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3분기 경제성장을 견인했던 소비도 추석 특수가 지나면서 2개월째 감소했다.

    앞으로 경기상황을 예측하는 지표는 4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제조업 부진에 소비마저 위축하면서 경기둔화가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이 30일 내놓은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농림어업을 제외한 전산업생산(계절조정) 지수는 115.4(2015년=100)로 전달보다 1.5% 감소했다. 코로나19로 경제 타격이 본격화했던 2020년 4월(-1.8%) 이후 3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산업 생산은 7월(-0.2%) 이후 4개월 연속 감소했다. 광공업과 서비스업, 공공행정 모두 생산이 줄었다. 생산이 4개월 연속으로 감소한 것도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1∼5월 이후 처음이다.

    광공업생산은 전달보다 3.5% 줄었다. 4개월째 감소했다. 광업, 제조업, 전기·가스업에서 모두 줄었다. 제조업은 기타운송장비(5.5%), 반도체(0.9%), 통신·방송장비(1.9%) 등에서 생산이 늘었다. 그러나 자동차(-7.3%)와 기계장비(-7.9%) 등에서 생산이 살아나지 못했다. 반도체 혹한기를 맞아 반도체 조립장비와 웨이퍼 가공장비, 금형 등 기계장비 생산이 눈에 띄게 줄었다. 감소폭도 전달(-1.8%)보다 커졌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2.4%로 전달보다 2.7%포인트(p) 하락했다. 제조업 출하는 기타운송장비(8.8%), 영상·음향기기(47.8%), 1차금속(2.5%) 등에서 늘었으나 자동차(-6.7%), 기계장비(-6.4%), 식료품(-3.3%) 등에서 줄어 전달보다 2.0% 줄었다. 내수 출하는 2.5%, 수출 출하는 1.4% 각각 감소했다.

    제조업 재고는 통신·방송장비(37.1%), 전자부품(8.1%), 비금속광물(8.2%) 등에서 늘었으나, 반도체(-5.4%), 1차금속(-4.8%), 화학제품(-3.3%) 등에서 줄면서 전달보다 1.4% 감소했다. 다만 1년 전과 비교하면 반도체(12.8%)와 기계장비(13.0%) 등에서 늘어 4.5% 증가했다. 제조업 재고/출하 비율(재고율)은 122.1%로 전달보다 0.7%p 상승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전달보다 0.8% 줄었다. 2개월 연속 감소했다. 감소폭도 2020년 12월(-1.0%) 이후 22개월 만에 가장 컸다. 보건·사회복지(0.3%),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0.6%), 교육(0.2%) 등에서 늘었으나 금융·보험(-1.4%), 정보통신(-2.2%), 운수·창고(-1.5%), 부동산(-3.8%) 등에서 줄었다.

    전달(3.1%) 반등했던 공공행정(-2.3%)은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 ▲ 소비.ⓒ연합뉴스
    ▲ 소비.ⓒ연합뉴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20.4를 기록했다. 전달보다 0.2% 감소했다. 8월 반등 이후 2개월 연속 줄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3.1%) 판매가 늘었으나, 승용차 등 내구재(-4.3%)와 의복 등 준내구재(-2.5%) 판매가 줄었다. 승용차는 9월 차량 판매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 의복은 평년과 달리 따뜻하고 추운 날씨가 반복되면서 간절기 의류판매가 감소한 탓이다.

    소매판매액(경상금액)은 48조207억원으로 1년 전보다 5.3% 증가했다. 다만 증가폭은 전달(5.4%)보다 소폭 둔화했다. 소매업태별로는 전문소매점(-1.4%), 대형마트(-1.3%)에서 판매가 줄었으나, 승용차·연료소매점(16.6%), 면세점(16.1%), 무점포소매(2.6%), 편의점(9.2%), 백화점(3.6%), 슈퍼마켓·잡화점(3.3%)에서 판매가 늘었다.

    소비는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올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3%(속보치·전분기 대비)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 앞으로 소비 감소세가 이어질 경우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설비투자는 전달과 비교해 제자리걸음 했다. 선박 등 운송장비(-5.0%) 투자는 줄었으나, 영상·음향·통신기기 등 기계류(1.9%)에서 투자가 늘었다.

    건설업체의 실제 시공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증가했다. 건축(3.9%)과 토목(3.3%) 모두 공사 실적이 늘었다. 건설수주는 주택 등 건축(-47.8%), 철도·궤도 등 토목(-11.3%)에서 모두 줄어 1년 전보다 40.5% 감소했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경기동향은 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4로 제자리걸음 했다. 5개월째 이어진 오름세가 멈칫했다. 수입액, 건설기성액 등이 증가했으나 광공업생산지수, 내수출하지수는 감소했다.

    앞으로 경기상황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2로 전달보다 0.1p 하락했다. 4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9개월 연속으로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기계류내수출하지수, 재고순환지표는 증가했으나 건설수주액, 코스피 등이 감소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대외적으로 하방 요인이 많아 수출 제조업 둔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내수가 회복 흐름을 유지해 내느냐가 관건이다. 물가가 아직 높은 수준이고 금리도 오르는 만큼 경기 흐름에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