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라 영상·문화복합단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잡음더이앤엠 컨소시엄, 재무 상황 열악 및 성인방송 등 자격 논란KT 컨소시엄 총자산 480조, KT스카이라이프-CJ ENM 등 재무·역량 능력 앞서객관적 평가 이뤄지지 않아... "불공정 심사 조사해야"
  • ▲ 인천 청라국제도시 전경 및 사업대상지 ⓒIFEZ 3차원 공간정보서비스 캡쳐
    ▲ 인천 청라국제도시 전경 및 사업대상지 ⓒIFEZ 3차원 공간정보서비스 캡쳐
    인천 청라 영상·문화복합단지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더이앤엠(The E&M) 컨소시엄에 대한 자격 논란이 한창이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업체가 포함된 데다가, 재무 상황이 여의찮음에 불구하고 최고점을 받으면서 불공정 심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하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14일 영상·문화복합단지 우선협상대상자로 더이앤엠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해당 사업은 인천시 서구 청라동 18만 8000여㎡ 부지에 실내외 스튜디오 등 영상 제작 인프라와 관광문화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특히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부임한 이후 첫 대형 개발사업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인천경제청은 지난 7월 해당 사업자 선정 공모를 진행하고, KT 컨소시엄과 더이앤엠 컨소시엄 2곳이 최종 평가 대상으로 상정됐다. 

    KT 컨소시엄에는 KT를 비롯해 CJ ENM, KT스카이라이프, KT스튜디오지니, 에이스토리, YNC&S, 롯데건설, 신동아건설, 신한은행, IBK투자증권 등이 참여했다. 더이앤엠 컨소시엄에는 더이앤엠을 비롯해 IHQ, 에이스팩토리, 이제이파트너스, 메이스엔터테인먼트,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등 중소제작사와 전문협회가 포함됐다.

    이후 인천경제청은 12명의 심사위원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를 통해 ▲사업신청자 ▲종합개발구상 ▲전문성 및 관리운영계획 등 3개 부문에서 심사를 진행했다. 평가 결과 더이앤엠 컨소시엄은 모든 부문에서 최고점을 획득,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문제는 해당 컨소시엄이 재무적·역량적으로 경쟁사에 비해 뒤처진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영상·문화복합단지 공모지침서상에 따르면 총사업비의 5%를 사업법인에 출자해야 한다. 재무 상황이 열악한 중소기업 중심의 컨소시엄이 본 사업의 자본금으로 750억원(총사업비 약 1조 5000억) 출자가 불가능하다는 것.

    대표사인 더이앤엠의 경우 팝콘TV가 매출의 67.4% 차지하며, 당기순이익(2019년 –40억원, 2020년 –223억원, 2021년 –108억원)은 매년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이에 청라영상문화복합단지 사업이 2020년 좌초된 스트리밍시티 사업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반면, 경쟁 대상인 KT 컨소시엄의 출자자 자본금은 10조 7000억원 수준으로 집계 됐다. 출자자의 최근 3년간 재무상태를 보면 컨소시엄 총자산은 약 480조원, 자기자본 약 50조원, 현금성 자산 약 20조원, 평균 영업이익 약 5조원, 당기순이익 약 4조원에 달한다. 

    컨소시엄 간 대표사의 전문성 및 역량 측면에서도 확연히 차이가 난다. 더이앤엠은 성인 개인방송 '팝콘TV'와 연예인 중심 플랫폼 '셀럽티비' 등을 주력으로 운영 중이다. IHQ도 과거 싸이더스HQ로 알려진 대한민국의 연예 기획사이자 방송채널 사용 사업자로, 4개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KT는 KT스튜디오지니 중심으로 12개 채널을 구축했으며, KT스카이라이프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흥행을 일으키며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CJ ENM은 tvN, Mnet, OCN 등 14개 채널을 보유한 국내 MPP 1위 기업으로, 국내 최대 규모 촬영 스튜디오(파주 CJ ENM 스튜디오 센터)를 운영 중이다. 최근 CJ ENM의 OTT 플랫폼 티빙이 KT OTT 플랫폼 시즌을 인수하면서 업계의 선두로 자리매김한 상황이다.

    평가위원회가 심사한 항목 중 사업신청자는 매출액, 신용등급, 총자산, 순이익 등 객관적 수치에 기반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재무 상태가 우량한 KT 컨소시엄이 더이앤엠과 달리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에 의문을 표한다. 전문성 및 관리운영계획에서도 KT와 CJ ENM이 보유한 역량이 더이엔앰과 IHQ보다 부족하다고 평가됐다는 점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또한 더이앤앰 컨소시엄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업체가 다수 포함된 점도 논란거리다. 컨소시엄 대표사인 더이앤앰은 '팝콘TV'와 '셀럽TV'로 대표되는 국내 이용객 수 1위인 성인 전용 방송 플랫폼 운영사다. 수위가 높은 19금 방송이나 소속 방송인의 막말 논란, 생방송 도중 방송인의 극단적 선택 사고 등 문제점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IHQ 역시 현재 검찰 수배로 해외 도피 중인 배상윤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방송 프로그램 제공 업체다. 금융감독원 공시자료(DART)에 따르면 IHQ는 KH그룹의 종속회사로, 배 회장이 맡고 있다. 배 회장은 '평창 알펜시아 입찰 담합'로 검찰 수사 중이다. 

    업계에서는 인천경제청 평가위원회가 공정하지 않은 잣대로 심사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평가위원회에 참여하지 않아야 하는 평가위원장이 해당 심사에 참여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심사위원 선정 및 평가에 불공정한 정황이 포착될 경우 우선협상대상자에서 취소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모지침서 제20조(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취소)의 1항의 내용에 따르면 주무관청은 우선협상대상자가 공모 참가 신청서류의 내용을 허위로 기재하거나, 기타 공정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방해한 행위가 발견된 경우 선정을 취소할 수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사업신청자의 사업수행 능력이 의심스러운 객관적인 사유가 발견된 경우도 동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평가 과정 및 결과에서 특정 업체를 위한 불공정 심사 정황이 발견되고 있다"며 "경찰, 검찰의 조사 및 수사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