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및 이전 집값 상승 영향 분양가 경쟁력에 '수요' 좌지우지
  • ▲ 서울 아파트단지 전경. ⓒ연합뉴스
    ▲ 서울 아파트단지 전경. ⓒ연합뉴스
    치솟는 금리와 분양가의 영향으로 올해 분양 시장이 깊은 수렁에 빠졌다.

    수억 원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소위 '로또청약'의 경우 한 가구 모집에도 수만 명이 몰리던 시기를 지나 올해는 전국 청약경쟁률이 2014년 이후 8년 만에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18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 올해(지난 7일 기준) 전국 1순위 청약 경쟁률은 평균 8.5대 1을 기록했다. 2014년 평균 6.7대 1을 기록한 이후 8년 만에 한 자릿수 경쟁률이다.

    1순위 청약경쟁률은 2015년 11.1대 1을 나타낸 뒤 2016년(14.3대 1), 2017년(12.0대 1), 2018년(14.2대 1), 2019년(14.8대 1) 등 매년 두 자릿수를 유지해왔다.

    본격적으로 집값이 오르던 2020년에는 전국 평균 경쟁률이 26.8대 1까지 상승했고 지난해에도 19.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이자 부담과 더불어 집값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분양가는 계속 오르면서 청약 매력을 반감 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의 3.3㎡당 분양가는 지난해 2945만원 수준에서 올해 3522만원까지 577만원 올랐고, 울산 321만원(1488만원→1809만원), 대구 316만원(1716만원→2032만원), 대전 275만원(1330만원→1605만원) 등으로 상승했다.

    올해 1순위 청약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세종시(397.3대 1)이었다. 전국 청약이 가능한 데다가 분양가가 저렴한 10년 공공임대 분양 전환 물량이 공급되면서 청약자들의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

    부산 37.4대 1, 인천 15.3대 1, 대전 11.9대 1, 경남 10.6대 1 등은 두 자릿수 경쟁률을 보였다. 나머지 11개 시도 지역은 한 자릿수 경쟁률에 그쳤다.

    특히 대구는 올해 1만1500가구 공급에 3495명만 접수하면서 0.3대 1로 전국 최저 경쟁률을 기록했다.

    면적별로 보면 전용 59㎡ 이하 소형 아파트의 평균 경쟁률이 13.3대 1로 다른 면적에 비해 높았고, 85㎡ 초과 중대형은 11.1대 1, 65~85㎡ 중소형 7.1대 1이었다.

    올해 청약시장에서 수요자의 선택을 받은 단지는 다른 요건보다 분양가 경쟁력을 갖춘 곳들이었다.

    지난 2월 분양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영등포'는 57가구 모집에 1만1천385건의 청약통장이 접수돼 최고 경쟁률(199.7대 1)을 기록했다.

    전체 156가구 밖에 되지 않는 소규모 주상복합아파트지만 59㎡ 기준 분양가가 6억5000만~6억7000만원 선으로 주변 시세의 절반 수준에 형성된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지난 5월 1순위 평균 189.9대 1 경쟁률을 보인 경기 시흥시 시흥장현지구 민간참여 공공분야 아파트 'e편한세상 시흥장현 퍼스트베뉴'도 84㎡ 분양가가 4억7천만원 안팎으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나와 수요가 몰렸다.

    반면 단지 규모나 입지, 브랜드가 좋더라도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높다고 판단되면 외면 받았다.

    이달 분양된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은 4천786가구의 일반분양 물량이 나와 관심을 받았지만 고분양가라는 인식과 84㎡형에서 중도금 대출이 나오지 않으면서 1순위 청약에서 평균 4.7대 1 경쟁률에 그쳤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전국 평균 청약경쟁률이 한 자릿수를 기록해 분양시장에 대한 차가워진 수요자들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분양가 경쟁력을 갖춘 곳은 상대적으로 많은 청약자를 불러 모아 2023년도 분양시장에서 분양가 책정은 더욱 중요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