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정족수 미달로 인적분할 부결현대그린푸드만 인적분할 주총 승인 받아현대백화점 뺀 반쪽짜리 지배구조 개편으로
  • ▲ 현대백화점 사옥.ⓒ현대백화점그룹
    ▲ 현대백화점 사옥.ⓒ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첫 발부터 차질을 빚게 됐다.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의 분할에 대한 임시주주총회에서 현대백화점 분할안이 부결됐기 때문이다. 현대그린푸드의 분할안만 주총에서 가결되면서 반쪽짜리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질 예정이다.

    10일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의 인적분할에 대한 임시주총에서 원안대로 가결된 것은 현대그린푸드 뿐이었다. 지배구조 개편의 또 다른 한 축이었던 현대백화점은 임시주총에서 정족수 미달로 안건이 부결되면서 인적분할 시도가 무위로 돌아갔다.

    현대백화점의 인적분할이 분할안이 부결된 것에 대해서는 현대백화점 안팎으로 의외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현대백화점의 주가가 지배구조 개편 발표 이후 오히려 상승했고 현대백화점도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일 2021년 배당금총액 240억원을 보장하고, 분할 이후 신설법인과 존속법인이 모두 자사주를 소각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주총을 통과하지 못한 것은 인적분할 과정에서 자사주가 최대주주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활용된다는 시장의 우려를 뛰어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사주는 의결권을 갖지 못하지만 인적분할 과정에서는 분할되는 기업에 대한 동일한 신주를 부여받으면서 의결권이 부활한다.

    다만 자사주 6.61%를 보유한 현대백화점의 분할이 부결되고 자사주 10.64%를 보유한 현대그린푸드의 분할이 승인됐다는 점에서 이번 주총에 대한 분석은 첨예하게 엇갈리는 중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주총 직전까지 주주의 찬성, 반대표가 첨예하게 맞섰다”며 “찬성하는 주주의 의견도 많았지만 결국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받지 못하면서 인적분할안이 부결됐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현대백화점의 부결을 끝으로 지주회사 전환을 재추진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에 반해 현대그린푸드의 인적분할안은 3분의 2이상의 찬성표를 얻어 임시주총을 통과하면서 지주회사 전환을 본격화하게 됐다. 

    이에 따라 현대그린푸드는 오는 3월 1일을 기점으로 인적분할을 진행하게 된다. 존속법인 현대지에프홀딩스와 신설법인 현대그린푸드가 각각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눠지는 방식이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백화점그룹의 한 축을 맡고 다른 한축을 현대백화점홀딩스가 맡을 예정이었지만 이날 두 회사의 엇갈린 주총 결과로 인해 반쪽짜리 지배구조 개편이 됐다는 평가다.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임시 주총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며, 그간 추진해왔던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현대그린푸드는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계속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