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 수술할수록 적자 구조… 국민 건강 악영향 정승범 보험위원장 "근골격계 필수의료 붕괴"
  • ▲ 한승범 대한정형회과학회 보험위원장(고대안암병원장). ⓒ대한정형외과학회
    ▲ 한승범 대한정형회과학회 보험위원장(고대안암병원장). ⓒ대한정형외과학회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붕괴를 대처하기 위한 다각적 대책이 나오는 가운데 정형외과에서도 '낮은 수가'로 인한 부담감을 호소했다. 수술을 할수록 병원에 적자를 안기는 구조로 수술 기피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우려다.

    대한정형외과학회 한승범 보험위원장(고대안암병원 병원장)은 최근 열린 정형외과 수가 관련 정책간담회에서 "비현실적으로 낮은 수가는 근골격계 필수의료의 붕괴로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정형외과 질환과 수술을 경증, 단순 질환 분류로 규정해 수술비가 소위 '후려치기'된 상황으로 열악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OECD 주요국과 비교하면 그 낮은 수가의 실상이 명확히 드러난다"고 밝혔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이라고 불리는 인공 슬관절 치환술의 경우 국내 수술비는 약 70만원이지만 캐나다와 프랑스는 1300만원에서 1600만원 정도다. 중국도 923만원으로 책정돼 국내 수술비보다 12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 외에도 재료비 및 입원료가 포함된 국내 수가와 이러한 부분이 제외된 국외 수가와의 단순 비교에서도 현저히 낮은 수가체계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중증 고령 환자의 수술 및 고난도의 정형외과 수술은 대학병원 등 상급병원에서 이뤄져야 하는데 치료받을 곳이 없어지는 상황에 처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의사는 환자에게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지만 현 상황으로는 수술하는데 어려움이 커 수술 기피현상이 가속화된 상황”이라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정형외과 수술 수가 및 급여 기준 현실화 ▲산정불가 치료재료에 대한 실가격 보상 ▲80세 이상 내과질환 동반 환자 수술시 전문 진료질병군 지정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학회가 전공의와 전문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형외과 외상 수술, 수부(손가락 절단 등), 소아 등 수술과 응급이 많은 세부 전공에서 전임의가 감소했다. 

    또 수술을 전문적으로 배우려는 전공의의 비율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수술 기피 현상이 임상 현장은 물론 전공의까지 확대된 셈이다. 

    이번 간담회에 참석한 윤석준 고대의대 예방의학교실교수는 "정형외과 수술 수가 현실화는 실제 필요한 부분"이라며 "중증도 분류에 있어 80세 고령 환자이면서 당화혈색소 수치 높은 환자처럼 중증도가 높은 환자들은 수술 수가를 조정하는 현실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