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적, 코로나 이전 수준 뛰어넘어부채비율·차입금 뚝 ↓…신용 전망 상향비축된 유동성에 아시아나 인수 후 재무건전성 유지할 듯
  •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뉴데일리DB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뉴데일리DB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결합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대한항공의 재무 체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코로나 기간에 호실적을 바탕으로 재무건전성이 개선되면서 아시아나 인수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었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신고한 14개 경쟁당국 가운데 필수신고국인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3개 나라의 심사 결정만을 앞두고 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 팬데믹 속 이례적인 흑자 행진을 이어가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따른 부담을 견딜만한 기초 체력을 충분히 다져뒀다는 평가다.

    지난해 대한항공의 매출은 13조4127억원이며 영업이익은 2조8836억원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2조2917억원과 2383억원으로, 팬데믹 여파는 이미 회복한 상황이다.

    기업 재무건전성의 척도인 부채비율은 2019년말 813.9%에서 지난해말 204%으로 대폭 축소됐다.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는 61.7%에서 37.6%로 개선되며 안정권에 다가섰다. 차입금의존도는 자본총계 중 외부로부터 조달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차입금의 비중이 높을수록 부담해야 할 이자의 규모가 커져 재무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

    1분기 실적도 긍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시장 전망 추정치)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분기에 매출 3조5768억원, 영업이익 4735억원을 거둘 것으로 관측돼 흑자 기조 이어갈 전망이다.

    최근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 등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대한항공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전염병, 각국 외교 상황 등 업황 변수에도 실적 호조가 지속되고 있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 반등한 여객 수요 회복에 따라 견조한 이익창출력 등이 전망치를 높였다.

    이와 함께 신용 ‘A등급’ 상향 가능성도 열린 상태다. 만일 대한항공이 A급으로 올라서면 약 8년 만에 복귀가 된다. 대한항공은 2015년 메르스 사태 발발 등 시장 혼란으로 인해 신용등급이 ‘A-’에서 ‘BBB+’로 내려간 바 있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에도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기평은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운수권·슬롯 반납 등 경쟁 제한성 해소를 위한 조치로 통합 시너지가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지위 강화와 과당경쟁 완화, 항공 기재·네트워크 효율화, 규모의 경제에 기반한 원가 절감 등을 통해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무상태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가운데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에 총력을 펼치겠다는 구상이다.

    조원태 회장과 우기홍 사장 등 최고 경영자들은 해외 경쟁당국을 상대로 협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은 지난 2년여간 미국, 유럽, 일본을 방문해 협력 관계가 없었던 경쟁사들의 신규 시장 진입을 설득했으며 실제 신규 진입 항공사 확보 작업이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기업결합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5개팀 100여명으로 구성된 국가별 전담 전문가 그룹을 운영 중이며 로펌과 자문사를 다수 선임해 경쟁당국의 요구에도 적극 대응 중이다.

    조원태 회장은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원활한 인수와 성공적인 통합을 이루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