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고성 온·오프로드 약 200km 시승아레나, 차체강성·NVH·실내공간 압권쿨멘, 탄탄한 주행과 상품구성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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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로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민통선 부근에 위치한 화천 평화의 댐을 거쳐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둘러봤다. 총 시승거리 200km가 넘는 여정에는 KG모빌리티 렉스턴을 리브랜딩한 대형 SUV 뉴 아레나와 픽업트럭 쿨멘이 함께했다.

    렉스턴 브랜드는 KG모빌리티의 자존심을 건 모델이다. 대형 SUV 시장을 개척했고, 국내 픽업시장을 이끌어왔다. 특히 픽업트럭 시장에서 입지는 약 20년간 35만여대를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 87%를 차지하는 독보적인 존재다.

    시승을 시작한 강원도 춘천에서부터 화천 평화의 댐까지는 뉴 아레나가 함께했다. 3열이 가능한 대형 SUV답게 외관과 실내에서 모두 광활한 공간감을 선사한다. 탑승한 차량은 4륜 구동과 ISG 시스템, 빌트인 공기청정기와 실내외 디자인 패키징 등을 포함한 최상위 트림 더 블랙으로 가격은 5000만원을 상회한다.

    차가 움직이면서 제일 먼저 운전자에게 와닿는 부분은 스티어링 휠과 브레이크, 엑셀 페달까지 느껴지는 감각이 가볍다는 점이다. 조향하는 데 필요한 힘이 적고 엑셀 페달의 답력도 강하지 않다. 브레이크도 초반 응답성이 약하게 세팅돼 있다.

    이는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제조사가 지향하는 특성으로 보는 것이 무방하다. 스톱앤고 시스템도 정차에서 출발 시 엑셀 페달을 꽤 깊게 밟아야만 출발하며, 천천히 밟을 때는 약간의 지연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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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워트레인은 2톤의 무게에도 버거운 느낌을 주지 않고, 디젤 엔진답게 1600에서 2200정도 낮은 RPM을 활용하면서 토크 위주의 가속에 최적화됐다. 8단 오토미션은 연비 위주로 세팅돼 부드러운 변속 느낌을 주면서도, 언덕에서 RPM을 유지하며 올라가는 느낌이 좋다.

    NVH 부문에서 엔진 진동과 소음에 대한 억제는 만족감이 높았다. 이중접합 유리를 사용해 풍절음도 줄였고 ISG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은 상태로 정차할 때도 엔진 진동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일반도로 주행 시에 후륜을 사용한다는 점도 앞바퀴 구동의 진동과 소음으로부터 자유로워 고급스러운 감각을 선사하는 부분이다.

    초고장력 강판의 사용 비율이 60%를 넘는 프레임 바디의 강건함은 다양한 노면의 상황에서 항상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평화의 댐 캠핑장이 가까워지며 나타난 와인딩 코스에서 한쪽으로 기울어지고 덜컹거리며 흔들리는 때에 차체의 탄탄함을 더욱 잘 느낄 수 있었다. 2톤이 넘고 차체도 높은 대형 SUV가 승차감 위주의 하체 세팅에도 와인딩에서 오히려 좋은 느낌을 전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온로드가 끝나고 오프로드에 들어섰을 때는 더욱 인상적이었다. 4륜을 통해 불안함 없이 울퉁불퉁한 산길과 험로를 주파하는 모습은 도심형 패밀리 SUV인줄로만 알았던 차량이 환골탈태하는 순간이다. 과격한 흔들림 속에서도 튼튼한 프레임 바디는 접합부에서 잡소리 하나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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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전두환 전망대 터에서 산 정상의 기분을 만끽하고 돌아오는 길부터 동해 최북단 고성까지 약 120km에 달하는 여정에는 칸 쿨멘과 함께했다. 칸 쿨멘의 데크는 1262L로, 최대 700kg까지 적재 가능하다. 탑승 차량은 4륜 시스템과 내외관 디자인 패키징, 사이드·리어 스텝 등을 옵션으로 장착한 노블레스 모델로 가격은 4400만원을 넘는다.

    뉴 아레나와 파워트레인 차이는 6단 변속기 외에는 없다. 픽업트럭이라는 점에서 실내 구성과 편의사양에서 일부 차이는 있지만 12.3인치 센터디스플레이와 터치식 공조장치 등 기본적인 사양은 대부분 똑같이 적용됐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등 주행안전 보조시스템을 국내 픽업트럭 최초로 적용하는 등 경쟁 차량과의 차별화에도 신경썼다.

    고객 요구사항을 반영한 개선 사항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데크 마운팅 하단에 러버를 폭넓게 적용해 데크가 움직이면서 나는 소리와 진동의 차체 전달을 최소화했다. 테일게이트도 열기 위해 힘을 들이지 않아도 간편하게 여닫을 수 있게 됐다.

    쿨멘이 보여주는 주행 감각은 픽업트럭이라고 해서 무시할 수준이 아니었다. 험로주행에서는 차체 강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륜 조향을 보여줬고, 온로드에서도 탄탄한 성능과 편안함 주행능력을 보여줬다. 뉴 아레나와 비교해 스티어링 휠도 조금 더 무겁고, 댐퍼 등 서스펜션이 단단하게 세팅돼 좀 더 탄탄한 느낌을 준다.

    무거운 짐을 싣고 트레일링을 할 때에도 안정감있게 받쳐야하는 픽업트럭 특성에 맞는 세팅이 적용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술력과 내구성을 인정받은 아이신 6단 미션은 뛰어나지는 않지만 부족함 없이 받쳐줘 8단 오토미션보다 낫다는 생각도 들게한다. 개인적으로는 픽업트럭의 세팅이 좀 더 마음에 들었고, 다른 기자들도 비슷한 생각을 내놨다.

    주행모드는 일반과 스포츠, 눈길에서 사용하는 윈터 모드를 구분해놨다. 다만 일반모드와 스포츠모드로 가속할 때 차이를 느끼기는 어려웠다. 미션이나 엑셀 페달 반응도 비슷할뿐더러 RPM의 차이도 거의 없었다.

    80km 정도 속도부터 조수석에 풍절음이 지속적으로 들리는 부분도 아쉬웠다. 변속레버를 중립에서 D단으로 바꿀 때 약간의 울컥거림이 느껴지는 것은 단순히 동력 전달과정에서 체결감이라고 하기에는 불쾌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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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 아레나와 쿨멘에 공통으로 적용된 부분에 있어서 운전자 보조시스템은 아직 경쟁사에 비해 완성도가 낮은 수준이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은 조금만 코너가 심하거나 차선이 없어지면 운전자의 조향을 필요로 했다. 앞차 속도에 감응해 가감속을 하는 과정도 매끄럽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온로드용이 아닌 오프로드 타이어 사용으로 인해 노면 소음과 진동, 주행질감이 거칠게 느껴진 부분은 아쉬웠다. 다만 오프로드 타이어를 사용했고 경사길에서 가감속을 계속하면서도 연비는 제조사가 제시한 11km대의 연비를 보여줬다.

    시승 과정에서 강원도 도로에서 마주한 차량들은 절반 이상 KG모빌리티 차량이라고 할 만큼 비중이 높았다. 급경사로와 눈길 등 험난한 지형에서 큰 짐을 싣고도 4륜으로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이전 모델과 비교해 큰 변화는 없지만 검증된 상품성과 든든함으로 무장한 뉴 아레나와 쿨멘이 강원도를 넘어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