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D 특별점검단 출범…주가조작 사건 해결 모든 역량 집중사전 감시 미흡 평가…장기 시세조종 적출기준 적용 연구증권사로부터 CFD 계좌주 등 데이터 일괄 취합 방안 계획
  • ▲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3일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유관기관 합동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3일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유관기관 합동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거래소가 SG증권발(發) 폭락 사태에서 드러난 주가조작 사건을 계기로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시장감시 시스템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빠른 사건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해 특별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한 만큼, 최근 일어난 사건에서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는 이상거래와 계좌를 살펴본 후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재정비하겠다는 방침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지난 23일 CFD 특별점검단을 출범, 전일부터 본격적인 CFD 점검 활동에 나섰다. 

    거래소는 최대 10년 치 CFD 거래를 분석하기 위해 특별점검단 조직을 20명으로 구성됐다. 거래소 시장감시 TF로는 최대 규모 재원을 동원하는 것이다. 이승범 시장감시본부 본부장보(상무)가 단장을 맡았다.

    점검단은 증권사들이 보유한 CFD 관련 계좌 4500개의 전수조사에 돌입한다. 매매시간과 종목, 매매패턴 등의 유사성을 파악해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혐의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추가 주가조작 세력이 발견되면 검찰에 신속히 수사를 의뢰한다는 방침이다.

    거래소는 앞서 SG증권발 하한가 사태와 연루된 9개 종목에 대한 매매내역 분석을 마치고 1차 조사 결과를 검찰 합동수사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소는 특히 ▲이상거래 적출 시스템 재정비 ▲신종 불공정거래 유형 대응 능력 향상 ▲CFD 매매 주문 시 증권사가 아닌 실제 거래 주체 표기 ▲제보 시스템 적극 활용 등을 개선 과제로 삼았다.

    우선 이번 주가 급락 사건이 기존 시장 감시망을 회피하기 위해서 시세조종 기간을 길게 가져갔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장기 시세조종 적출기준을 적용해 불공정거래 징후를 더욱 철저하게 밝혀내겠다는 심산이다.

    이승범 본부장보는 "통상 시장감시 업무를 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장기 시세조종 적출기준을 적용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며 "이를 위해 거래소에서 내부적으로 데이터 분석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보는 이어 "만약 조사를 통해 이번 사건이 약 2년에 걸쳐 이뤄진 장기간의 주가조작으로 드러난다면, 이렇게 긴 기간에 걸친 주가조작도 잡아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며 "연구가 끝나면 정부, 금융위 등과의 협의를 거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거래소는 이와 더불어 혐의 계좌들 사이의 연계성 추정기법을 다양화하고 매매패턴 분석 방법도 정교하게 다듬을 예정이다. 또한 업계와 학계, 연구단체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만들어 이들과 주기적으로 소통, 시장감시 체계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증권사로 하여금 CFD 계좌주(투자자) 및 거래내역 정보를 제출하게 하는 방안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소 관계자는 "CFD는 개인과 기관(증권사) 간의 장외파생상품 계약인 만큼 이번과 같은 일을 방지하기 위해 증권사에 관련 데이터를 일괄 청구해서 살펴보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대해 정부, 금융위 등과의 공감대를 이미 형성한 상황"이라며 "법의 개정도 필요하고 증권사들의 협조도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우선 CFD와 관련한 연구와 분석을 모두 끝내고 난 뒤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손병두 이사장을 비롯한 거래소 직원들은 CFD 사태 재발 방지에 온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다진 상황이다.

    손 이사장은 지난 23일 열린 '자본시장 투명성 제고를 위한 유관기관 토론회'에서 "첫 번째 화살은 피할 수 없었더라도, 두 번째 화살만큼은 절대로, 다시 맞아선 안 된다"라며 "불공정거래 세력이 다시는 시장에 발붙일 수 없도록 단호히 대응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