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으로 전 과정 공개"외부 평가 비슷" 자신감'백서'까지 발간지주는 물론 5000억 규모 자회사 확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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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 발전시켜 지주 내 매뉴얼로 만들겠다. 앞으로 지주회장에게도 적용하겠다”

    이제 막 씨를 뿌린 우리금융지주의 ‘은행장 공개 오디션’에 긍정적인 시선이 많다. 전향적인 평가에 고무된 우리금융은 'CEO 오디션'을 자회사는 물론 지주까지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리금융은 31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이례적으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  절차 등을 공개했다.

    지난 3월 24일부터 5월 26일까지 두달여간 실시한 프로그램에 대한 전과정을 밝히며 임종룡표 거버넌스 혁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프로그램 도입을 주도한 이정수 우리금융 전략부문 상무는 “행장 선정에 있어 절차적 투명성, 전문성을 높이고 지주 회장의 독단적인 판단과 영향력을 최대한 합리적으로 배제했다”고 자평했다. 

    그동안 금융권은 지주 회장이 참여하는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 내부 논의만으로 은행장 등 자회사 대표를 선발해 절차적 투명성과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프로그램의 결과는 점수로 계량화하지 않았다. 대신 후보들의 종합적인 성향과 역량을 3차원 그래프 분포 형태로 평가했다. 

    이 상무는 “외부 전문가들의 후보들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유사해 아웃라이어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후보들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위해 새로운 인터뷰 기법 도입 등 새로운 시도를 하다보니 준비 기간이 상당히 길었다”며 “이번 행장 선임 프로그램 준비과정이 담긴 백서, 책도 제작했다”고 덧붙였다. 

    행장 선정 프로그램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실시된다.  우리금융은 향후 자회사별 성장 규모에 따라 확대 적용을 논의할 방침이다. 

    다만 자회사 중 자산운용과 PE 등 자본시장에 본업을 둔 대표직은 해당 프로그램을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자본시장에 본업을 둔 자회사 대표들은 외부전문가 출신을 기용하는 게 우리금융의 인사원칙이라 내부 승계 등 임원 육성, 대표 선정 프로그램의 적용이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정수 상무는 “카드, 캐피탈, 저축은행 등 여‧수신을 기본으로 하는 자회사의 경우 우리은행에서 경영능력 입증한 분들이 대표직을 맡고 있다”며 “향후 자회사 규모가 4000억~5000억원 수준으로 커지게 되면 일부 자회사 대표 선정에 이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앞으로 지주와 은행 임원 육성 프로그램을 통과한 이들에게 임원과 대표 자격을 부여할 계획이다. 

    우리금융과 은행 내 본부장 70여명을 대상으로 연 50시간 의무 교육, 연수를 실시해 피드백과 테스트 과정을 거쳐야만 임원 승진이 가능한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