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소식지에서 가입 독려20% 자기부담금 어필당국 "절판마케팅 엄단" 경고
  • ▲ 6월 DB손해보험의 GA 소식지.
    ▲ 6월 DB손해보험의 GA 소식지.
    자기부담금(이하 자부담) 신설을 앞둔 운전자보험에 대한 '절판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20%의 자부담이 적용되기 전에 운전자보험 막차를 타라고 권유하는 식이다.

    소비자 피해를 우려한 금융당국이 '좌시하지 않겠다'며 경고의 메세지를 강하게 낸 가운데 운전자보험 시장점유율 1위인 DB손해보험마저 절판마케팅에 나서고 있어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1일 뉴데일리가 단독입수한 보험법인대리점(GA) 소식지에 따르면 DB손보 GA영업지원파트는 6월 소식지에 '참좋은운전자상해보험' 상품 설명을 실으면서 '자부담이 최대 20% 발생 예정'이라며 서둘러 가입하라는 식으로 광고하고 있다.

    실제 사례로 가해자 100% 과실로 상대차량 탑승자 4명 모두 사망한 경우 교통사고처리지원금 각 2억원과 변호사선임비용 5000만원 등을 합해 최대 8억5000만원의 보장을 제공하나 자부담으로 1억7000만원을 내야 할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자부담 발생을 기정사실화하고 이를 활용해 가입을 종용하는 '절판마케팅'이다. 절판마케팅은 관련 혜택이 불리해지기 전에 보험에 가입하라고 권유하는 판촉 방법으로, 영업현장에서는 이같은 이슈를 활용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절판마케팅이 성행 중이다.

    실제 블로그 등 SNS를 중심으로 보험모집을 하는 설계사들은 운전자보험 자부담 신설 내용을 담은 기사 링크와 함께 소비자의 가입을 권하고 있다.

    사실상 자부담은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보험사의 과당경쟁으로 보장금액이 크게 높아지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형사합의금에 쓰이는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의 보장 한도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2000만~3000만원에 불과했으나 최근 들어선 2억원에 맞춰졌다. 수백만원 수준이었던 변호사선임비 보장 한도 역시 지난해부터 5000만원 수준으로 대폭 뛰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앞다퉈 보장금액을 늘려온 보험사들이 이제는 자부담 카드를 꺼내들고 운전자보험 가입자를 늘리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금융당국 역시 운전자보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도덕적해이 방지책을 마련하라는 권고는 있었지만 자부담을 신설하는 내용은 당국과 어떤 조율도 없었다며 확인에 나서고 있다.

    오히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운전자보험의 운용은 손보사들의 자율 사항이지만 절판마케팅을 할 경우 절대 좌시하지 않고 엄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 운전자보험 1위 판매사인 DB손보가 앞장서서 절판마케팅을 벌이고 있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DB손보의 지난해 운전자보험 등 장기인보험 원수보험료는 9조79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당기순익 9805억원, 영업이익 1조3110억원 등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지난해 운전자보험 월납 신규보험료는 3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했다.

    운전자보험이 잘 팔릴 수 있었던 건 지난해 배타적사용권을 얻은 변호사선임비용 특약 덕분이다. 업계 최초로 기소 전 경찰 조사 단계부터 선임한 변호사 비용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다만 올해 들어 배타적사용권이 종료되면서 전 손보사가 변호사선임 특약을 경쟁적으로 내놔 차별성이 없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자부담 이슈를 꺼내들고 경쟁적으로 절판마케팅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DB손보 관계자는 "아직 내부적으로 운전자보험 자부담 신설에 대해 확정되지는 않았다"면서 "GA소식지가 GA설계사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만든 자료이지 고객에게 배포되는 홍보성 광고는 아니어서 절판마케팅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다만 절판마케팅이 문제가 될 소지가 있어 금일 오전 현장에서 해당 소식지를 전체 삭제 및 수정조치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