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 확장 속도… 계열분리 3년 만에 재계 44위핵심 지표 15개 항목 중 7개만 이행… 준수율 47%“ESG위원회 설치 등 개선 노력 지속 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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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X그룹이 출범 2년 만에 대기업으로 인정받으며 외형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거버넌스 개선 측면에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LX홀딩스의 2022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15개 핵심 지표 중 7개 항목을 충족해 준수율은 46.7%에 그쳤다. 

    기업지배구조 핵심 지표는 한국거래소가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기업들에 준수를 특히 장려하는 핵심 지표 15가지를 말한다. LX홀딩스는 계열 분리에 따라 2021년부터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직전 연도 핵심 지표 준수율 40%(핵심 지표 6개 준수)와 비교하면 소폭 개선됐다. 그러나 지난해 거래소가 발표한 지배구조 보고서 의무 제출 기업 평균 준수율(66.7%)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그룹 내 상장 계열사와 비교해도 LX홀딩스의 핵심 지표 준수율은 가장 낮다. LX인터내셔널과 LX세미콘은 각각 9개씩을 지켜 준수율 60%, LX하우시스는 8개를 지켜 준수율 53.4%를 기록했다.  

    LX홀딩스는 주주와 이사회, 감사기구 등 모든 항목에서의 준수율이 미흡했다. 주주 항목에서는 ▲전자투표 실시 ▲주주총회의 집중일 이외 개최 등 두 가지 항목을 이행했다. 올해 초 전자투표제도를 도입하면서 이행 지표 개수가 개선됐다. 

    감사기구 항목에서는 총 5개 가운데 3개를 이행해 준수율이 과반이 넘었다. 준수한 항목은 ▲내부감사기구에 대한 연 1회 이상 교육 제공 ▲내부감사기구에 회계 또는 재무 전문가 존재 여부 ▲경영 관련 중요정보에 내부감사기구가 접근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고 있는지 여부 등 세 가지다. 

    특히 이사회 부문 준수율은 7개 항목 가운데 단 2가지 만을 이행해 준수율은 33%에 그쳤다. LX홀딩스가 준수하고 있는 항목은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 수립 여부 ▲6년 초과 장기 재직 사외이사 부존재 등이다. 달리 말하면 ▲최고경영자 승계정책(비상시 선임정책 포함) 마련 및 운영 ▲내부통제정책 마련 및 운영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집중투표제 채택 등 항목은 지키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LX홀딩스 측은 “이사회를 효율적이고 책임감 있게 운영하기 위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지 않고 있다”면서 “최고경영자 승계와 관련해서는 명문화된 정책은 부재하나 프로세스는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LX홀딩스 이사회 의장은 구본준 대표이사 회장이 맡고 있다. 대표이사로서 관련 법령 및 내부규정에 따라 이사회를 효율적이고 책임있게 운영하기 위해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사회 내부통제정책과 관련해 별도의 전사적 리스크 전담 조직은 꾸리지 않았지만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 중대한 사안은 이사회 보고 또는 승인 사항으로 제안하고 있다. 

    승계 정책과 관련해서는 명문화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적합한 CEO 후계자 후보를 선정하기 위한 ‘CEO 후계자 선발·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역할 수행에 필요한 전문성, 글로벌 역량, 리더십 역량, 경영관리 역량 등을 구비한 성장 잠재력 있는 후보자를 2~3명 선발한 후 다양한 사업을 경험할 수 있도록 잡 로테이션(Job Rotation)을 실시하거나 사외의 최고경영자과정 등을 통해 필요한 역량을 지속 육성하는 식이다. 이후 각 후보자에 대해 매년 성과 및 역량을 점검·평가해 역량 있는 CEO 후계자 후보군을 확보하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LX그룹이 대기업 반열에 오른 만큼 그에 걸맞는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LX그룹은 올해부터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하는 대기업 집단으로 신규 지정됐다. 자산총액 11조원, 재계 서열 44위다. 2021년 5월 LG와 계열 분리한 이후 독립경영에 나선 지 3년 만이다.

    LX그룹은 출범 당시부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중요한 화두로 삼아 강조해왔다. 지난해에는 계열사와 지주회사 등 전사 이사회에 잇달아 ESG 위원회를 설치하며 내실을 다졌다. 특히 LX홀딩스는 ESG 경영 체계 마련을 위해 분야별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정순원 사외이사를 ESG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선임하는 등 행보를 보여왔다. 

    LX그룹 관계자는 “지주회사의 경우 다른 계열사들보다 늦게 출범해 상대적으로 준수율이 낮지만 점차 개선되고 있다”며 “ESG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관련 노력을 지속해서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5월부터 감사위원회로부터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를 개최하고 있어 내년에는 감사기구 항목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