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의사록 공개… 매파 발언 우세7월 25bp 인상 확정적… 9월 연속 가능성 17%한은 7월 동결… 8월 물가와 경기 사이 고심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전망이다. 6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서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을 결정했으나 상당수 연준 위원들이 하반기에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힌 점이 의사록을 통해 확인되면서다. 

    이달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있는 한국은행은 4연속 기준금리 동결이 우세하지만 미 연준의 잇딴 매파적 기세에 8월에는 물가와 경기 사이서 고심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 "고용·경제 강력… 금리 더 올려야"  

    5일(현지시각) 연준이 공개한 6월 FOMC 정례 의사록에서는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기세가 한층 선명하게 나타났다. 특히 6월 회의서 만장일치로 동결했으나 일부 위원들은 금리인상 의견을 피력하며 추가 금리 인상에 불을 지폈다.  

    연준은 지난해 3월 금리 인상을 시작한 이후, 1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지난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5.00~5.25%)에서 동결했다. 

    특히 매파적 선호기류가 강한 일부 위원들은 "현 상황은 노동시장이 매우 타이트하고 경제 모멘텀이 예상보다 강력하다"면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로 가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가 거의 없다"며 금리 인상에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이어 지역 중소형 은행들이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신용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긴축의 영향을 확인해 보자는 다수의 의견에 따라 6월 금리는 최종적으로 동결됐다.

    의사록에 따르면 FOMC 참석자들 대부분이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이라 판단했다. 

    실제 지난달 FOMC 정례회의 후 향후 금리 전방을 반영한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금리 예상치를 5.6%로 내다봤다. 3월 전망치가 5.1%였던 점을 감안하면 석 달 만에 0.50%p 늘어난 셈이다. 

    점도표상에서 18명의 위원 중 9명이 올해 말 금리를 5.5~5.75%로, 2명이 5.75%~6.00%로 전망했고, 6.00~6.25%를 꼽은 위원도 1명이 있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이날 연준이 이달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가능성을 88.7%, 동결할 가능성을 11.3%로 전망했다. 

    오는 25∼26일로 예정된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재개될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 ◆ 한은, 7월은 동결…8월은?  

    미 연준의 매파적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며 통화정책을 결정을 앞둔 한은은 깊은 고심에 빠지게 됐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7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그동안 금리 인상의 주요 요인이었던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2%대에 접어들며 안정세에 접어든 데다 무엇보다 국내 경기 여건이 금리 인상을 할만한 여력이 적기 때문이다. 

    8월부터는 한은의 선택이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7월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을 경우, 양국 간 금리 격차는 현 1.75%p에서 2.0%p로 사상최대로 올라섰을 공산이 크다. 이로 인한 원/달러 환율 변동성 확대와 국내 유입된 해외 투자자금이 이탈 등에 따른 우려로 인해 한은을 둘러싼 금리 인상 압박이 커질 수 있다. 

    문제는 국내 여건이다. 지금껏 한은의 고강도 긴축의 주요 배경엔 가계부채와 고물가가 자리하고 있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로 2년 만에 2%대에 안착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 2월부터 석달 간 감소해온 주택담보대출이 5, 6월 연속 증가하며 가계부채 상승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역전세 대책 등으로 대출 규제를 완화하며 주택담보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우리 경제 상황도 금리 인상을 뒷받침할 만큼 탄탄하지 못하다. 경기 하강 국면을 맞아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4%로 내려 잡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미 연준의 매파적 기세가 공포탄이 아닌 실탄임이 이번 의사록을 통해 밝혀졌다"면서 "7월 연준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한은 역시 8월부터는 셈법이 한층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한은 입장서 그나마 다행인 점은 8월에는 FOMC가 열리지 않고 9월에 개최되는 점"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