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팀목 민간소비도 주춤수출 보다 수입이 더 준 '불황형 성장'中 리오프닝 지연 등 악재 지속 한은 "연간 1.4% 달성은 가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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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가 2분기 0.6% 성장했으나 수출보다 수입이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불황형 성장'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 1분기까지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돼 준 민간소비가 감소하면서 하반기 경제 전망이 한층 어두워졌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1.4% 달성을 자신하고 있으나 우리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치 못하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0.6% 올라섰다. 작년 4분기 -0.3%에서 올 1분기 0.3%로 전환한 뒤 2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세다. 

    하지만 민간소비와 수출입은 모두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 민간소비는 재화 부문이 전분기 수준을 보였으나 음식 및 숙박 등 서비스 소비가 쪼그라들며 0.1% 줄어들었다. 

    민간소비는 지난해 5분기 0.5% 감소한 이후 1분기에 0.6% 성장으로 반등하며 전체 1분기 역성장을 방어해낸 1등 공신이었으나 2분기 들어 다시 꺾인 모습이다. 

    정부 소비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줄며 건강보험급여 등 사회보장 현물 수혜위주로 1.9% 감소해 2000년 4분기 이후 22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GDP 성장 기여도에서 민간소비 역시 0.1%p 줄었고 건설투자와 설비투자·지식재산생산물투자도 각각 -0.4%p, 0%p를 기록하며 저조한 수준을 보였다.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의류를 비롯한 준내구재와 음식·숙박 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2분기 민간소비가 주춤했다"며 "1분기 때는 방역조치 해제로 위 분야의 소비가 늘었으나  2분기 기저효과와 5월 기상 여건이 나빠 대면 활동이 제약 받았다"고 분석했다.

    민간과 정부의 소비가 나란히 감소했으나 전체 GDP가 그나마 성장세를 기록한 것은 순수출이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2분기 성장률에 대한 항목별 기여도 분석에서도 순수출(1.3%p)만 플러스를 기록했다.
     
    2분기에 수출보다 수입 감소폭이 더 늘어나면서 간신히 플러스 성장을 이뤘다. 동시에 수출보다 수입 감소폭이 늘어난 점은 '불황형 성장'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기대를 모았던 중국의 리오프닝까지 지연되며 수출 환경은 눈에 띠게 개선되지 못하는 양상이다. 

    이에 신 국장은 "수입 감소는 그동안 증가한 원유·천연가스 등 부분에 재고조정이 일어나면서 일시적으로 크게 감소한 경향이 컸다"면서 "수출은 소폭 감소에 그쳤는데 자동차 호조세가 이어지고 반도체 생산도 마찬가지로 수출이 늘고 우리나라 경기 상황이 불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1분기 수입량이 늘어 재고가 쌓인 원유와 천연가스 수입이 2분기에는 감소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달 들어 국제유가 등의 상승세가 뚜렷한 만큼 순수출의 상황은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또 최근 러시아 등의 곡물 수출 제한 조치로 글로벌 곡물가 상승 등 대외 변수도 곳곳에 포진해 있다.  

    한국은행 조사국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1.4%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 국장은 "우리 경제 상황이 부진에서 완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0.9%로 한은 조사국 전망치(0.8%)를 상회했다. 3, 4분기 모두 0.7% 성장률을 기록해 하반기 1.7%성장률을 보이면 연간 1.4%를 달성할 것"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