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한일현대시멘트, 시멘트값 12.8% 인상쌍용C&E와 성신양회의 14% 가격인상 이후 세 번째정부, 장관 간담회 개최 및 중재 노력 '무용지물'
  • ▲ ⓒ한일시멘트
    ▲ ⓒ한일시멘트
    물가 인상에 부담을 느낀 정부가 직접 나서 업계의 가격 인상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지만 시멘트업계에는 통하지 않는 모양새다.

    25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한일시멘트와 계열사인 한일현대시멘트는 최근 레미콘업체에 9월1일부터 가격을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포틀랜드 시멘트 기준으로 t당 10만5000원에서 11만8400원으로 1만3400원(12.8%) 오른다. 한일·한일현대시멘트는 조만간 이러한 내용의 공문을 레미콘업체에 발송할 예정이다.

    한일·한일현대시멘트 측은 "유연탄과 전기료 등 각종 비용의 변동 사항 등을 고려했고, 앞으로 친환경 설비 투자가 부담이 크다"며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7개 시멘트사 가운데 쌍용C&E와 성신양회가 각각 14.1%와 14.2% 인상을 선언한 데 이어 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도 가격 인상에 세 번째로 동참했다.

    나머지 시멘트사인 아세아·한라와 삼표는 아직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언급했으나, 조만간 나머지 업체들도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도 일부 업체들이 먼저 가격을 올리면 나머지 업체들이 뒤따라 인상하는 사례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시멘트 가격 인상 논란에 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중재에 나선 바 있으나 무용지물이 되었다. 원 장관의 중재는 최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라면업계를 향해 "라면값을 내렸으면 좋겠다"고 직접적으로 요구해 그 여파로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등 라면 업체가 백기 투항해 줄줄이 가격을 낮췄던 사례와도 비교가 되는 상황이다.

    원 장관은 지난달 시멘트·레미콘·건설 등의 업계와 만나 "시멘트 가격이 당분간 숨 고르기를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12만 원 선으로 뛴다고 하니 국민들은 팔짝 놀라서 뒤로 넘어질 일"이라며 "기초적 정보는 투명하게 공개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가 시멘트 제조원가 공개에 나설 수 있다는 의향도 내비쳤다.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도 지난달 주요 시멘트 7개사 및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들과 만나 "시멘트 업계의 경영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유연탄과 전기료 등 각종 비용의 변동 사항 등을 종합 고려해 향후 원만한 가격 협상이 이뤄지도록 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유연탄 가격이 크게 올랐을 때는 시멘트 가격 인상을 그나마 이해할 수 있었지만 이번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어 "시멘트는 '건설의 쌀'이라 불릴 정도로 꼭 필요한 건설 자재"라며 "건설원가 영향으로 아파트 분양가도 줄줄이 인상될 수 있어 결국 피해는 국민들이 보게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