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발전 입찰에 5개 발전사 선정… 정부 목표물량 6배 몰려입찰 통해 단가인하 효과 발생… 기존 RPS 대비 가격 10%↓탄소중립 기조에 발전·에너지 계열사 확대… 수소경제 '청신호'
  • ▲ 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연합뉴스
    ▲ 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연합뉴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시도한 '수소발전 입찰'에 이지스 컨소시엄·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 등 5개 발전소가 선정됐다. 첫 입찰에서 정부가 제시한 물량의 6배가 몰리는 등 관련 업계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수소경제의 밝은 미래를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소 전력은 빠르면 2025년부터 공급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일반수소발전 입찰시장 결과를 발표했다. 최종 선정된 5개 사업자는 △이지스 컨소시엄 △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 △충북 청주 소재 주유소 △롯데SK에너루트 △광주 첨단 컨소시엄 등이다. 해당 사업자들은 선정날으로부터 2년 안에 전력 생산을 시작해야 한다. 한국전력공사와 각 지역의 전기사업자는 산업부의 고시에 따라 이들로부터 수소 발전량을 구입한다. 

    수소발전 입찰시장 관리 주체인 전력거래소는 지난 6월9일부터 7월14일까지 입찰 공고를 진행했다. 이 기간에 총 73개 발전소(43개사)가 발전량 3878GWh(기가와트시) 규모로 참여했다. 이는 입찰 물량인 650GWh의 6배에 달하는 수치다. 물량 기준으로 경쟁률을 따지면 5.9대 1이다.

    전력거래소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와 수소발전입찰시장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발전량 715GWh의 5개 발전소를 최종 낙찰자로 결정했다.

    입찰시장은 '일반수소'와 '청정수소'로 나뉜다. 올해 상반기에는 일반수소에 한해서만 우선 입찰을 진행했다. 하반기에도 일반수소 입찰을 이어 실시하고, 청정수소 입찰은 내년부터 시작한다. 

    산업부는 지난 2012년 도입한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를 통해 발전 사업자가 의무적으로 일정 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전기를 생산하도록 해왔다. 하지만 2020년 들어 '수소발전 의무화제도(HPS)'를 만들겠다고 공표한 뒤, 3년의 정비 기간을 거쳐 올 3월 수소발전을 별도 입찰시장으로 분리했다. 

    실제로 이번 입찰 결과, 발전기술 간 경쟁으로 인해 단가인하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부는 "기존 RPS와 비교시 낙찰된 평균 입찰가격이 10% 정도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분산형 전원으로 설치가 유도되는 효과도 나왔다. 이번에 선정된 사업자들의 발전설비 용량은 모두 40MW(메가와트) 미만으로 전기사업법에 따른 분산형 전원 기준을 충족했다. 발전소 역시 전력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수도권 등 수요지 인근에 위치한 곳이 선정됐다.

    첫 입찰 시도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목표 물량을 훨씬 웃도는 적극적인 경쟁이 이뤄지면서 세계 최초의 '수소발전 시장'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 하반기와 내년에도 이어질 입찰에서는 경쟁에 더욱 불이 붙어 애초 노렸던 단가 인하 효과 등이 심화할 수 있다. 

    최근 기업들이 세계적인 '탄소중립' 기조에 발맞춰 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도 수소경제 전망에 불을 밝히는 긍정 신호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3개월(5~7월)간 대기업집단이 가장 많이 편입한 계열사는 발전과 에너지 사업 회사였다. 심지어 라면 등 식품기업으로 유명한 농심도 수소연료 발전업체를 인수해 주목을 받았다.

    이옥헌 산업부 수소경제정책관은 "수소발전 입찰시장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과 분산형 발전 등 수소발전이 가진 장점이 발휘되고, 우리나라 산업·경제 활성화에 기여해 나가길 기대한다"며 "이번 입찰 시 미비한 점을 보완해 8월 말경 하반기 입찰시장을 개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