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 시제품 테스트 후 내년 말 공급EUV 대비 '정밀' 공정 가능… 2나노 구현 필수 장비연간 20대 생산한계… 삼성-인텔-TSMC 장비확보 경쟁 불가피
  • ▲ 자료사진. ⓒ삼성전자
    ▲ 자료사진. ⓒ삼성전자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내년부터 차세대 EUV(극자외선)로 불리는 '하이 뉴메리컬어퍼처(High-NA·하이NA)' EUV 노광장비를 공급 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2나노 선점을 위한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장비 확보전도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ASML은 하이NA 파일럿 제품을 연내 고객사에 보내 테스트를 거칠 것으로 전망됐다. 

    성능이 확인되면 ASML은 계획대로 내년 장비 출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이NA는 ASML이 개발한 신장비로 기존 EUV보다 렌즈와 반사경 크기를 키워 더 미세한 회로를 새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공정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시간당 웨이퍼 처리량은 200매 이상이다. 때문에 3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장비로 꼽히고 있다.

    1대당 가격은 2500억~3000억원 수준인 기존 EUV보다 2배가량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연간 생산 대수는 6대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생산 대수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ASML은 지난해 말 2025~2026년에는 EUV 장비를 연간 90대, 심자외선(DUV) 장비를 600대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이NA 장비는 2027년까지 연간 20대까지 제조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파운드리 시장 선점을 위해 초미세 공정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한층 치열한 장비 확보 확보전이 예고되고 있다. ASML의 하이NA 장비 공급에 따라 2나노 시장 판도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2030년까지 파운드리 2위 도약을 꿈꾸는 인텔은 지난해 말 6대를 확보한 상태다. 새 장비는 인텔이 2025년부터 적용할 초미세공정인 18A에 활용될 예정이다.

    인텔은 가장 적극적으로 하이NA EUV 도입 계획을 내놓은 고객사다. 2나노 미세공정을 삼성전자나 TSMC 등 경쟁사보다 앞선 내년부터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장비 공급은 2024년 말 또는 2025년 초부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TSMC는 2025년을 2나노 파운드리 생산라인 가동 시기로 잡아두고 있다. 

    TSMC는 이미 2나노 공정으로 애플과 엔비디아의 차세대 반도체를 시범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도 이를 통해 TSMC를 따라잡을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TSMC보다 앞서 3나노 공정 양산에 성공하면서 기술력에서 TSMC와 격차를 좁혔다는 분위기가 팽배해다. 

    지난 6월에는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Samsung Foundry Forum 2023)'을 통해 구체적인 2나노 양산 계획도 밝혔다. 

    삼성전자는 2025년 모바일 향 중심으로 2나노 공정(SF2)을 양산하고, 2026년 고성능 컴퓨팅(HPC) 향 공정, 2027년 오토모티브 향 공정으로 확대한다. 최첨단 SF2 공정은 SF3 대비 성능 12%, 전력효율 25% 향상, 면적 5% 감소한다. 또한, 1.4나노 공정은 계획대로 2027년 양산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의하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점유율은 11.7%로 지난 1분기(9.9%)보다 1.8%포인트(p) 상승하며 글로벌 1위에 이어 2위를 유지했다. TSMC의 시장 점유율은 56.4%로 전 분기보다 3.8%p 하락했다. TSMC와 삼성전자의 격차는 1분기 50.3%p(포인트)에서 44.7%p로 좁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