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가오슝 '28나노→5나노→2나노' 변경삼성, 시장 선점 정조준 '2나노 공정 로드맵' 공개'초미세 공정 기술' 향후 파운드리 시장 판도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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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가 파운드리 최선단 공정 개발을 놓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파운드리 경쟁력의 핵심인 초미세 공정 기술이 향후 시장 판도를 좌우할 수 있는 만큼 치열한 생존 경쟁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17일 연합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글로벌 파운드리 1위 TSMC는 대만 남부 가오슝에 건설하는 공장에서 당초 계획된 28㎚(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제품 대신 최첨단 2나노 공정 제품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이 매체는 TSMC가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세에 대처하기 위해 북부 신주과학단지 바오산 지역 공장 외에 남부 가오슝 공장에도 2나노 공정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내년 하반기 시범 생산을 거쳐 2025년 양산이 목표다.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초미세 공정 개발에 맞서 TSMC가 서둘러 투자를 확대하며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미세공정 기술에서 TSMC를 위협하는 유일한 경쟁사로 꼽힌다.당초 TSMC는 가오슝 공장에서 7나노와 28나노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었다. TSMC는 지난 2021년 11월 남부 가오슝 지역에 7나노, 28나노 웨이퍼 공장을 설립해 2024년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그러다 TSMC는 지난 4월 28나노 대신에 5∼7나노 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당시 황런자오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대변인은 가오슝 공장이 28나노 공정을 포기한 이유가 일본 구마모토 공장과 중국 난징 공장에 28nm 공정을 배치하는 가운데 유럽의 차량용 반도체 생산 움직임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28nm 공정보다는 3nm 이하 공정 건설 계획이 시급한 상태라고 덧붙였다.결국 TSMC가 28나노 생산라인을 2나노로 결정한 것은 삼성전자가 2나노 파운드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이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삼성전자는 지난 6월 미국 실리콘밸러에서 개최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에서 2나노 양산 계획과 성능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삼성전자는 삼성전자는 2025년 모바일 향 중심으로 2나노 공정(SF2)을 양산하고, 2026년 고성능 컴퓨팅(HPC) 향 공정, 2027년 오토모티브 향 공정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특히 삼성전자가 이 같이 구체적인 공정 로드맵을 밝힌 것은 이례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2나노 개발을 천명한 TSMC를 비롯해 미국 인텔과 일본 라피더스는 양산 계획만 밝혔을 뿐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자신감으로 읽힐 수 있는 부분이다.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 도입이 TSMC와 격차를 줄일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자신감을 갖는 배경에는 GAA(게이트올어라운드) 신기술이 자리한다. 삼성전자는 3나노부터 GAA 기술을 적용하고 잇다.GAA는 트랜지스터의 게이트와 채널이 닿는 면을 4개로 늘린 차세대 기술이다. 기존 핀펫(FinFET) 구조보다 1면을 늘려 전력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는 트랜지스터는 게이트와 채널의 접촉면이 많을수록 전류 흐름을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GAA 기술을 적용한 삼성전자의 3나노 반도체는 5나노 제품보다 칩 면적을 약 35% 이상 줄일 수 있고 여기에 소비전력을 50% 감소시키면서 성능(처리속도)은 약 30% 향상시킬 수 있다.반면 TSMC는 3나노 공정에는 핀펫 기술을, 2나노부터 GAA 기술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진 만큼 삼성전자는 초미세 공정 기술 선점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경우 미세공정 제품을 기다리는 구글, 퀄컴, 애플 등 글로벌 고객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일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최시영 사장은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 기조연설을 통해 "많은 고객사들이 자체 제품과 서비스에 최적화된 인공지능 전용 반도체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인공지능 반도체에 가장 최적화된 GAA 트랜지스터 기술을 계속 혁신해 나가며 인공지능 기술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