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3일 독일, 오스트리아 넘나들며 주행험난한 산악코스에서 등판, 조향능력 만족스포티하고 우아한 디자인, 가속성능 등 장점
  • ▲ 독일과 오스트리아 지역에서 시승을 진행한 ID.5 GTX 모습. ⓒ폭스바겐그룹코리아
    ▲ 독일과 오스트리아 지역에서 시승을 진행한 ID.5 GTX 모습. ⓒ폭스바겐그룹코리아
    주요 자동차 메이커 간 전동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폭스바겐도 지난 2016년 전기차 라인업 ‘ID. 패밀리’를 공개하면서 전기차 경쟁에 뛰어들었다. 

    폭스바겐은 2019년 9월 ▲준중형 해치백 ID.3를 시작으로 ▲준중형 SUV ID.4 ▲쿠페형 SUV ID.5 ▲프리미엄 세단 ID.7 ▲MPV(다목적차량) ID. 버즈 등 다양한 모델을 선보이면서 전기차 비전을 구체화하고 있다. 

    ID.5 GTX는 ID.5의 고성능 모델이며, ID.브랜드의 첫 순수 전기 고성능 차량이다. 지난 2021년 11월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바 있으며, 폭스바겐의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인 MEB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 ▲ 아이오니티에서 충전하는 모습. 스포티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김재홍 기자
    ▲ 아이오니티에서 충전하는 모습. 스포티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김재홍 기자
    이달 1~3일 독일과 오스트리아를 넘나들며, ID.5 GTX를 운전했다. 시승은 2인1조로 진행됐으며, 3일간 1000km에 육박하는 다양한 구간을 주행하면서 ID.5 GTX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었다. 

    첫째 날에는 독일 뮌헨을 출발해 국경을 넘어 오스트리아 지역 알프스 산맥 구간을 주행했다. 시승 차량을 처음 봤을 때 ‘귀엽고 깜찍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모나지 않고 부드러운 곡선이 강조됐는데, 젊은 세대들이 선호할만한 디자인으로 생각됐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ID.5 GTX의 디자인에 대해 “스포티함과 우아함을 겸비했다”고 평가했다. 
  • ▲ 기어 변속은 다소 특이했다. ⓒ김재홍 기자
    ▲ 기어 변속은 다소 특이했다. ⓒ김재홍 기자
    차체 크기는 ‘아담하다’고 느껴졌는데, 실제 제원을 보면 전장 4582mm, 전폭 1852mm, 전고 1619mm다. 쿠페형 차량답게 후면부로 갈수록 라인이 뚝 떨어지는 모습도 보였다. 공기저항을 최소화한 디자인이 채택됐는데, 공기저항계수(Cd)는 0.27에 불과하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량 시동이 걸린다. 기어 변속이 다소 특이했는데, 계기판 오른편에 있는 다이얼을 돌라면 D-N-R로 바꿀 수 있었다. 다이얼 옆 쪽 버튼을 누르면 P모드가 적용됐다. 

    외국에서 처음으로 운전한다는 점에서 다소 긴장됐지만 예상보다 교통 흐름이 원활해서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 시내 구간을 통과하는데 전기차답게 정숙하면서도 부드러운 주행을 할 수 있었다. 
  • ▲ 운전자 시선에서 전방 디스플레이는 운전대 안에 쏙 들어왔다. ⓒ김재홍 기자
    ▲ 운전자 시선에서 전방 디스플레이는 운전대 안에 쏙 들어왔다. ⓒ김재홍 기자
    시야 전방에 위치한 디스플레이 크기는 작았는데, 운전자 시선에서 볼 때 스티어링 휠 사이에 쏙 들어간 것처럼 보였다. 숫자와 글자 모두 굵게 표현되어서 시인성이 높았고 HUD도 생각보다 편리했다.

    수입차 모델을 타다 보면 간혹 내비게이션이 불편한 경우가 있는데, 디스플레이에 표현된 주행 경로는 시인성이 좋았고 이해하기 편했다. 다만 HUD에서 구현되는 증강현실 기능은 다소 아쉬웠다. 

    과거 벤츠 ‘S클래스’나 제네시스 ‘G90’ 등에서는 첨단 기술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서 경로 확인할 때 편리했다면 ID.5 GTX에서는 제한적으로만 표현됐기 때문이다.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증강현실 기능이 있는지 모를 정도였다. 
  • ▲ 첫날 알프스산맥 구간을 달렸다. ⓒ김재홍 기자
    ▲ 첫날 알프스산맥 구간을 달렸다. ⓒ김재홍 기자
    국경을 넘어 오스트리아 지역을 주행하다가 전기차 충전시설인 ‘아이오니티(IONITY)’에 들러 충전을 진행했다. 바로 옆에 현지 운전자가 기아 ‘EV6’를 충전하고 있었는데, 외국에서 국내 전기차 모델을 보니 신기하기도 했다. 

    ID.5 GTX는 완속 충전기에서 최대 11kW, 급속 충전기에서 최대 135kW의 전력으로 충전이 가능하다. 30분 정도 충전하면 WLTP 기준 320km의 주행 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480km다. 

    전경을 바라보니 알프스산맥이 보였는데, 이날 목적지였던 ‘카이저 프란츠 요세프 회헤(Kaiser-Franz-Josefs-Höhe)’로 출발했다. 구불구불한 언덕 구간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는데, 스티어링 휠을 좌, 우 끝까지 돌려야 할 정도로 급격한 코스가 많았다. 
  • ▲ 에코 모드로 설정. 타력 주행 및 회생제동을 늘리는 주행도 해봤다. ⓒ김재홍 기자
    ▲ 에코 모드로 설정. 타력 주행 및 회생제동을 늘리는 주행도 해봤다. ⓒ김재홍 기자
    앞에 펼쳐져 있는 경치는 멋졌지만 운전하기에는 쉽지 않았다. 간혹 표지판을 보니 고도가 표시되어 있었고 구간 막판에는 2000m를 훌쩍 넘어섰는데, 이런 험난한 코스도 무난하게 통과할 정도로 등판 성능은 만족스러웠다. 

    다만 운전을 할 때는 다소 덜한데, 동승석에 있을 때는 험로로 인해 차체가 좌우로 흔들리면서 멀미가 날 정도였다. 

    내려올 때는 타력 주행, 브레이크 제동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회생제동 기능을 극대화해봤다. 주행가능거리가 목적지 구간보다 다소 짧아 에코 모드로 바꿨는데, 점점 주행가능거리가 늘어나 충전을 하지 않고 바로 이동할 수 있었다. 

  • ▲ 차량의 내부 모습. ⓒ김재홍 기자
    ▲ 차량의 내부 모습. ⓒ김재홍 기자
    둘째 날은 오스트리아 지역에서 독일 뮌헨으로 돌아오는 코스를 주행했다. 첫날 험로 구간이 많았다면 이날에는 호수가, 시내 구간 등이 대부분이었다. 화창한 날씨에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 주행할 수 있어 더욱 만족스러웠다. 

    출발 직전 트렁크에 짐을 실었는데, 여행용 트렁크 2개와 가방 1개가 충분히 들어갔다. 트렁크 용량은 549리터인데, 예상보다 적재공간이 넉넉했다. 

    이날 동승석에 있을 때 여러 기능들을 시험해봤다. 내부 온도를 설정할 때 버튼을 강하게 눌러야 작동했다. 또한 바람 세기, 주행 모드 등은 디스플레이에서 조작해야 해서 주행 중 설정하기에는 위험하다고 판단됐다. 
  • ▲ 적재공간은 생각보다 충분했다. ⓒ김재홍 기자
    ▲ 적재공간은 생각보다 충분했다. ⓒ김재홍 기자
    그런 이유로 버튼 조작이 보다 편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열선 기능만 있고 통풍 기능이 없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운전할 때 내비게이션에서 음성 안내가 나왔는데, 영어로만 나왔다. 내용을 전부 다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외국에서 운전한다’는 실감이 났다. 

    셋째 날에는 독일 바이에른에 위치한 ‘킴제 호수’ 부근을 중심으로 200km 가까이 달렸다. 역시 멋진 풍광이 인상적이었는데, 선루프를 열었더니 더욱 개방감이 느껴졌다. 

    시승 마지막날이다보니 아우토반에 진입했을 때 가속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속도를 냈다. 시승 차량 앞, 뒤 액슬에는 각각 1개의 전기 모터가 탑재됐으며, 220kW(299ps)의 최대출력을 낼 수 있다. 
  • ▲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운전하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김재홍 기자
    ▲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운전하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김재홍 기자
    최고속도는 180km/h, 정지 상태에서 100km/h 가속까지 6.3초가 소요된다. 아우토반에서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고 강하게 가속페달을 밟았는데, 제원 상 표시된 성능보다 가속이 빠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외관 디자인은 스포티하고 깜찍하지만 고성능 전기차라는 점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시승을 마치고 주차를 했다. 이번 시승에서 인스트럭터가 ID.3를 타고 맨 앞에서 인솔했는데, 두 차량을 비교해보니 ID.5 GTX가 상대적으로 컸다. 다만 ID.3를 이번 시승에서 경험하지 못한 건 아쉬웠다. 
  • ▲ ID.3(왼쪽)과 ID.5 GTX와의 비교 ⓒ김재홍 기자
    ▲ ID.3(왼쪽)과 ID.5 GTX와의 비교 ⓒ김재홍 기자
    ID.5 GTX는 아직 국내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폭스바겐코리아 측에 따르면 국내 출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내에서도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고성능 전기차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전기차 모델 중에서는 기아 ‘EV6 GT’를 비롯해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5 N’도 최근 출시되면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폭스바겐이 전동화 전략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ID.5 GTX가 국내 고성능 전기차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 ▲ 이번 시승에서 아우토반에서 고속주행도 경험했다. ⓒ김재홍 기자
    ▲ 이번 시승에서 아우토반에서 고속주행도 경험했다. ⓒ김재홍 기자
  • ▲ 시승 차량의 후면부 모습. 사진에서 폭스바겐 엠블럼이 강조됐다. ⓒ김재홍 기자
    ▲ 시승 차량의 후면부 모습. 사진에서 폭스바겐 엠블럼이 강조됐다. ⓒ김재홍 기자
  • ▲ 가속 성능은 물론 등판 능력도 훌륭했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
    ▲ 가속 성능은 물론 등판 능력도 훌륭했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