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양그룹 해외 채권 상환 중단컨트리가든·헝다 이어 디폴트 위기…부동산 위기 심화 경제 지표는 개선세…하강 국면 벗어날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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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부동산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민간 업체에 이어 국영 부동산 개발업체까지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8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경제 지표에선 회복세를 보이면서 경기 반등 기대감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영 부동산 개발업체 위안양그룹(시노오션)이 해외 채권 상환을 중단했다.

    위안양그룹은 이날 홍콩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성명에서 해외 발행채권 8종의 상환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유동성 압박에 대응해 채권자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도 "약정 매출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자산 처분의 불확실성이 높아져 다양한 자금조달 활동에 계속해서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위안양그룹은 중국 내 25위 부동산 개발업체로 중국생명보험과 다자생명보험이 양대 주주인 국유기업이다. 290개 부동산 프로젝트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의 채권 발행 잔액은 미국 달러화 채권 39억1800만달러(약 5조2000억원), 홍콩 달러화 채권 22억5950만홍콩달러(3828억원) 등으로 알려졌다. 

    중국 1위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과 헝다 등의 디폴트 사태로 위기를 맞은 중국 부동산 시장에 침체의 그림자가 더욱 짙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국영업체의 디폴트 위기로 부동산 시장이 더욱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홍콩증권거래소에서 위안양그룹의 주가는 10% 이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14일 중국 부동산 부문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했다. 

    정부의 여러 지원책에도 중국 경제성장이 감속해 부동산 판매가 억제되고 있다는 것이 신용등급 전망 강등 배경이다. 무디스는 중국 부동산 계약고가 향후 6~12개월 사이에 5% 정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부동산 부문 위기에도 중국 경제 지표는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이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중국의 생산·소비 지표는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이날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8월 중국의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4.6% 증가한 3조7933억위안(약 693조원)을 기록했다. 

    증가율은 6월(3.1%)과 7월(2.5%) 대비 반등했다. 로이터통신이 전망한 3% 대비 1.6%포인트 높았다. 같은 기간 산업생산은 4.5% 늘어 전망치(3.9%)를 상회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으며 최악의 경제 하강 국면을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금융기관 맥쿼리그룹은 보고서에서 올해 7월 열린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 이후 중국이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들을 내놓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경제가 실질적으로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부동산 위기가 재부각되는 상황 속 고용 시장 불안 등이 숨통을 조이고 있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부동산 위기가 재부각되는 가운데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다"며 "역대 최고 수준의 청년실업률 등 각종 지표가 중국경제에 대한 경고음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