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억원 규모, 기보유 보통주 157만6903주 소각다음 달 200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 예고주주환원 차원… 일각선 “매각 포석” 해석도
  • ▲ 쌍용C&E 동해공장 전경.ⓒ쌍용C&E
    ▲ 쌍용C&E 동해공장 전경.ⓒ쌍용C&E
    쌍용C&E가 자사주 소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며 본격 주주환원 정책에 속도를 낸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용C&E는 이날 약 82억원 규모, 보통주 157만6903주의 자사주를 소각한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자사주가 대상이다. 

    이번 자사주 소각은 쌍용C&E 창사 이래 처음 실시되는 것이다. 

    앞서 자사주 매입을 단행한 바 있지만 소각은 하지 않았다. 일례로 지난 2020년 157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지만, 매입액 중 절반은 임원 상여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회사가 보유키로 했다. 

    업계에서는 내달 200억원 규모 대규모 자사주 소각을 앞두고 본격적인 자사주 소각을 예고했다는 평가다. 쌍용C&E는 지난 3월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내용을 담은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공시한 바 있다. 

    2019년 3분기부터 분기 배당으로 주당 110원 수준의 배당을 해왔지만, 올해 1분기부터는 주당 70원만 배당하고 나머지 40원은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데 쓰겠다는 게 정책의 골자다. 

    이후 4월 쌍용C&E는 약 6개월간 신탁계약으로 소각 목적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소각 대상은 157만여주로 전체 보통주 발행주식 수의 0.3%, 금액은 약 200억원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 정책의 일부로 보고 있다. 자사주 소각은 유통되는 발행 주식수를 줄여 주식 1주당 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경영진의 주가부양 의지를 나타내는 강력한 주주친화 정책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쌍용C&E는 2017년 이후 5년 연속 중간배당을 이어오는 등 시멘트업계에서 가장 적극적 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왔다. 

    쌍용C&E가 매년 주주환원 실시에 활용하는 금액만 2200억원어치에 달한다. 2019년 2123억원이었던 배당총액은 2020년 2217억원, 2021년 2210억원으로 집계됐다. 배당성향은 각각 161.9%, 160.4%, 118.8%를 기록해 매년 배당총액이 당기순이익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원자재 가격 인상 등에 따라 부진을 겪으면서도 배당총액을 전년 수준으로 유지하는 결단을 내렸다. 

    작년 쌍용C&E는 연결기준 매출액 1조9650억원, 영업이익 2209억원, 순이익 1278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18.3% 늘었지만, 영업익과 순이익은 각각 11.2%, 31.3%씩 줄어든 부진한 성적이었다. 

    그럼에도 배당총액으로 약 2212억원, 배당성향 약 173%를 유지했다. 오히려 배당성향은 전년과 비교하면 54.2%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통큰 주주환원 정책에 주가가 움직일지가 관심이 모아진다. 쌍용C&E는 전거래일 주당 55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쌍용C&E의 주가는 최근 1년간 5000원에서 6000원 사이에 머물러 있다. 지난 7월에는 주당 4740원까지 떨어지며 1년 새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쌍용C&E 매각을 위해 최대주주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가 발행주식수 줄이기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앤코는 지난 2016년 4월 쌍용C&E 인수를 완료, 현재 지분 77.68%를 보유하고 있다. 

    최초 주식 취득 시점으로 보면 약 12년, 경영권 인수 기점으로는 8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일반적인 PEF 운용사가 3~5년 후 투자금 회수에 나서는 것과는 이례적인 장기투자 행보다.  

    이에 따라 꾸준한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수를 줄이고, 매각을 위한 자진 상장폐지(이하 상폐)를 단행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최대 주주가 최소 95% 지분을 취득하는 경우 상폐가 가능해진다. 자진상폐를 하는 경우 의사결정이 수월해지고 외부 공개 부담을 줄일 수 있어 매각에 용이하다는 장점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