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조정 불가피한 시점부 동일한 조건으로 맞추고 달라지는 구간 비교대안노선이 사업비 소폭 늘지만, 교통량 22% 이상·각종 편익 17.3% 증가원희룡 "논란 해소하고 사업 재개해야… 국회에 분석결과 전문가 검증 요청"
  • ▲ 노선도와 비용 대비 편익 분석 결과.ⓒ국토교통부
    ▲ 노선도와 비용 대비 편익 분석 결과.ⓒ국토교통부
    야당으로부터 '김건희 여사 특혜 몰아주기' 의혹이 불거져 사업이 전면 중단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대안노선의 비용 대비 편익(B/C)을 분석한 결과 기존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노선보다 높은 점수가 나왔다. 대안노선이 예타노선보다 사업비는 소폭 늘지만, 교통량과 사고·환경비용 절감 등 다양한 측면에서 경제성이 13.7%쯤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5일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의 노선별 B/C 결과를 발표했다. 대안노선은 사업 타당성조사 과정에서 새롭게 발굴한 노선이다. 감일 분기점(JCT)에서 북광주 JCT와 강하 나들목(IC) 등을 거쳐 강상면을 종점으로 한다. 기존 예타노선은 감일남로와 직결돼 북광주 JCT를 거쳐 양서면으로 향한다. 국토부는 예타노선과 대안노선의 경제성을 비교하기 위해 이번 B/C 분석을 시행했다.

    통상 B/C 분석은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관계기관 협의 등을 거쳐 최적의 대안노선이 확정되는 타당성조사 완료 단계에서 시행한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은 아직 최적의 대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예타노선과 대안노선에 대한 경제성 분석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이례적으로 B/C 분석을 진행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국토부는 같은 조건 아래 경제성을 비교하기 위해 두 노선의 시점구간을 동일하게 맞췄다. 이를 통해 종점구간 조정이 B/C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비교하겠다는 복안이다. 예타노선의 기존 시점부(감일남로 직결)는 예타노선의 시점부(감일 JCT)와 달리 서울시와 직통으로 연결되는 구간이다. 하지만 해당 구간은 아파트와 상가 등을 철거해야 하고 추가 사업비가 6000억 원 이상 대폭 소요돼 현실적으로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서울시를 직결한다는 예타노선 시점부의 영향력을 제거하고 대안노선과 동일한 조건으로 시점구간을 정해 B/C를 분석했다. 설정된 시점구간은 감일 JCT~북광주 JCT 구간이다. 경제성 분석은 북광주 JCT에서부터 각각의 종점으로 향하는 구간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 ▲ 예타노선과 대안노선 비교.ⓒ국토교통부
    ▲ 예타노선과 대안노선 비교.ⓒ국토교통부
    분석 결과 대안노선의 B/C는 0.83으로 나타났다. 예타노선(0.73)보다 0.1(13.7%) 만큼 높았다. 

    분석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사업비는 예타노선 2조498억 원, 대안노선 2조1098억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대안노선의 사업비가 600억 원쯤 더 많았다. 다만 대안노선의 경우 예타노선에 비해 2㎞ 연장되고 교량·터널 갯수이 늘어나는 데 반해 교량·터널의 연장은 오히려 감소했다. 또 지형 여건이 양호한 덕에 늘어난 사업비는 전체 사업비의 2.9% 수준이었다.

    교통량은 대안노선이 훨씬 높았다. 예타노선은 하루 2만7035대, 대안노선은 3만3113대 수준으로, 대안노선의 하루 교통량이 6000대쯤 많았다. 동일한 시점을 기준으로 종점부만 강상면으로 조정할 경우 서울까지 소요시간이 줄어 중부내륙고속도로~서울 간 교통 수요가 더 증가하고, 이에 따라 교통량이 22%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주변 도로 교통량을 봤을 때도 예타노선과 대안노선은 모두 국도 6호선과 국지도 88호선의 교통량을 감소시키지만, 대안노선이 이끌어내는 예상 교통량 감소량이 더 커 교통체증 완화에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사업비와 30년간 유지관리비를 합한 비용 측면에서는 예타노선 1조4644억 원, 대안노선 1조5165억 원으로 대안노선에 521억 원(3.6%) 더 많은 비용이 들었다. 하지만 통행시간 절감과 차량운행·교통사고·환경 비용의 절감, 통행시간 신뢰성 향상 등을 뜻하는 편익 측면에서는 대안노선이 가져오는 편익이 예타노선보다 17.3% 높았다.

    이렇듯 대안노선은 예타노선과 비교했을 때 사업비와 비용이 각각 600억여 원(2.9%)과 521억 원(3.6%) 더 들지만, 교통량이 22% 증가하고 편익도 17.3% 늘어나기 때문에 B/C 값이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사업비와 교통량 등은 아직 타당성조사 과정에서 검토 중인 대안을 기준으로 산출한 값으로, 최종 경제성 분석 결과는 최적 노선이 확정된 이후 산출될 예정이라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객관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동일한 시점구간과 기준을 적용해 분석했다"면서 "불필요한 논란을 해소하고 사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분석 결과에 대한 제3의 전문가 검증을 국회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