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플랫폼 자율규제 한계"… 한기정 "지켜본 뒤 법제화 검토"쿠팡 외국인 총수 지정도 논란… 공정위 "규정 개정 필요"16일 국회 정무위서 공정위 국감
  • ▲ 한기정 공정위원장 ⓒ연합뉴스
    ▲ 한기정 공정위원장 ⓒ연합뉴스
    16일 열린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자율규제 논란이 불거지며 정부와 야당이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쿠팡의 대금 정산 지연과 외국인 동일인(총수) 지정 문제, 버거킹의 가맹점에 대한 갑질 문제 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공정위 국감에서 "공정위 온라인플랫폼 태스크포스(TF) 논의 과정에서 자율규제의 가장 중요한 원칙인 대화와 타협이 실종됐다"며 "입점업체들이 (자율규제를) 거의 반대했지만, 공정위가 밀어붙였다. 논의에 참여했던 소상공인 업체들을 무시했다"고 질타했다.

    최 의원은 "자율규제로는 플랫폼 불공정 거래 행위를 중단시킬 수 없다"며 "기본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인 만큼, 법적 규제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자율규제 이행 상황을 점검한 뒤,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법적인 규율을 할 계획"이라며 "플랫폼 갑질에 대해 엄정하게 법 집행을 하겠다. 아직은 자율규제 초기단계라서 그 과정을 조금 더 지켜보고 법제화 부분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쿠팡에 대해서는 입점업체 대금 정산 지연, 외국인 동일인 지정 문제 등 다양한 문제가 제기됐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플랫폼 입점업체들이 대금 정산 문제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다. 대금 정산을 받지 못하고 대출을 받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위원장은 "쿠팡이 연내에 시스템을 마련해 대금 정산 시기를 단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쿠팡 김범석 의장이 미국 국적이라는 이유로 동일인으로 지정하지 못해 형평성 논란이 야기된 데 대해 한 위원장은 "현행법은 사익 편취의 규율 대상을 자연인이 동일인인 기업집단으로 규정한다"며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하게 되면 사익편취 규제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만큼 규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의 동일인 지정 문제는 지난 2021년 쿠팡이 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되면서 불거졌다. 공정위는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려고 했지만, 미국과의 통상마찰을 우려한 산업통상자원부가 이에 반대하며 제동을 걸었다. 한 위원장은 산업부와 협의를 통해 관련 규정을 제정해 연내 외국인 동일인 지정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 버거킹 ⓒ연합뉴스
    ▲ 버거킹 ⓒ연합뉴스
    사모펀드가 버거 프랜차이즈인 버거킹을 인수한 후, 가맹점주를 상대로 과도한 물류비와 수수료를 떠넘긴 것에 대한 공정위의 감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영덕 민주당 의원은 "최근 10년간 국내 주요 외식 가맹 본사가 사모펀드에 매각된 사례를 봤더니 10건 정도 된다"며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외식 가맹 사업이 현금 창출 능력이 좋고 가격 인상이나 필수물품 확대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단이 다양해 갑질이나 폭리를 취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감 참고인으로 출석한 문장헌 버거킹 가맹점주 협의회장은 버거킹 가맹점 매장당 평균 매출이 월 9000만 원이지만, 매달 평균 885만 원의 적자를 본다고 언급하며 "물류 배송비를 받지 않는 다른 브랜드와 달리 버거킹은 직영점과 가맹점을 가리지 않고 매달 223만 원을 물류 배송비로 받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지난달 버거킹에서 판매하는 버거인 와퍼세트를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기존 가격(9100원)보다 40%쯤 할인한 5400원에 판매해 발생한 일명 '와퍼 대란'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문 협의회장은 "와퍼 프로모션처럼 5400원에 제품을 팔면 가맹점은 비용을 제외하고 1개당 279원의 적자를 본다"며 "모바일 상품권 수수료는 100% 가맹점주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이런 무리하고 과도한 행사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위원장은 "버거킹에 대한 조사가 이미 진행 중이다. 빠르게 사건을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사모펀드가 과도한 이익을 추구하는 문제와 부작용에 대해 실태 조사를 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는 버거킹을 운영하는 비케이알의 이동형 대표가 출석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감염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이밖에 인천공항공사가 면세점이 3개월 이상 임대료를 연체하면 임대보증금을 전액 몰수한다는 내용의 불공정 계약서를 강요한 의혹에 대해 한 위원장은 "거래상 지위 남용 신고가 있어 이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