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현 카카오투자총괄대표 구속, SM엔터 인수 시세조종 의혹 글로벌 시장 공략, 신사업 투자 빨간불... 실적·주가 하락 불가피경영진 모럴헤저드 만연 속 계열사 구조조정 내홍 격화김범수 창업자 오너리스크 확대 우려도... 존폐 위기감 암울
  • ▲ 카카오 판교 아지트 ⓒ카카오
    ▲ 카카오 판교 아지트 ⓒ카카오
    카카오 투자를 총괄하는 핵심 경영진이 구속되면서 사법리스크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올 초부터 잇따라 각종 논란들이 불거지면서 조직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김지숙 영장전담부장판사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투자전략실장과 전략투자부문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피의자들은 지난 2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2400여억원을 투입,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렸다는 혐의를 받는다. 이와 함께 SM엔터 주식에 대한 주식대량보유보고 의무(5%룰)도 지키지 않았다는 혐의다.

    배 대표의 구속으로 카카오의 투자 전략 및 글로벌 시장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는 2015년부터 카카오의 인수합병(M&A)를 주도해 온 인물로, '투자 키맨'으로 불린다. 배 대표의 부재로 SM엔터를 중심으로 한 북미 시장 공략과 신사업 투자 유치에도 먹구름이 꼈다. 

    카카오는 올 초부터 각종 사법리스크에 휩싸이며 악재가 지속 중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7월 카카오페이의 불법 지원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위법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 카카오모빌리티에 택시배차 알고리즘 조작과 관련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271억원을 부과한 바 있다.

    여기에 경영진의 모럴헤저드(도덕적해이)도 불거졌다. 김기홍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법인카드로 1억원어치 게임 아이템을 결제하면서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카카오 노조는 김 전 CFO를 배임·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카카오톡 먹통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남궁훈 전 대표 역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로 94억 3200원의 차익을 남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카카오 계열사의 구조조정에 따른 인력감축으로 내부적인 분위기도 어수선한 상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6월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했으며,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 7월 정원의 30%를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노조는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의 책임경영을 촉구하며 집회도 진행했다.

    대내외적으로 부침을 겪으면서 실적과 주가도 내리막길을 걷는 중이다. 카카오의 2분기 영업이익은 1135억원으로 전년 대비 33.7% 감소했다. 3분기 역시 영업이익이 10% 넘게 감소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증권사들은 일제히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 주가는 19일 기준 4만 1000원이다. 이는 2021년 6월(17만 3000원) 대비 4분의 1 수준이다. 올 초 최고가 7만원대와 비교해봐도 40% 넘게 급락했다. 카카오 주가는 7월 이후 현재까지 6만원대를 회복하지 못하는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의 사법리스크가 김 창업자에게까지 미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카카오 지배구조는 물론 카카오뱅크 등 계열사들의 경영권에도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총수에 대한 불신이 확대될 경우 기업의 존폐 위기에 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증권가 관계자는 "카카오의 거듭된 악재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실적과 주가 부진은 이어질 것"이라며 "무엇보다 카카오의 사법리스크가 오너리스크로 번질 경우 기업의 성장동력은 크게 꺾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