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익, 전년比 20% 감소 전망…7분기 연속 하락매출원가 41%, 판관비 22% 늘어나 수익성 반등 '발목'DL이앤씨와 포괄적 주식교환 결정…완전 자회사 편입"어려운 시장 고려, 중장기적으로 더 큰 이익되는 조치"
  • ▲ 서울 종로구 소재 DL이앤씨 본사. 사진=정상윤 기자
    ▲ 서울 종로구 소재 DL이앤씨 본사. 사진=정상윤 기자
    DL건설이 더딘 원가율 개선으로 3분기에도 수익성 반등이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최근 DL이앤씨의 100% 완전 자회사 전환이 발표된 만큼 이를 통해 턴어라운드 시기는 앞당길 수 있을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지금과 같이 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는 자금조달능력이 우월한 모회사로 편입되는 것이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DL건설은 별도 기준 매출 5355억원, 영업이익 155억원의 3분기 영업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분기 6002억원에 비해 10.7%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으나, 전년동기 4670억원에 비해서는 14.6%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5분기 연속 전년대비 성장세가 이어지는 셈이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211억원에 비해 26.8%, 전년동기 194억원에 비해서는 20.4% 각각 감소할 전망이다. 2분기 연속 전년대비 감익 추이다. 앞서 1분기(104억원)에 전년동기(39억원) 기저효과에 따라 165%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지난해 1분기부터 7분기 연속 전년대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매출액은 지난해 주택 착공물량 증가에 따라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의 경우 도급증액 지연 등의 영향으로 주택 원가율 개선이 예상보다 더뎌지면서 전년대비 감소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반기 보고서 분석 결과 상반기 기준 원가율은 △2021년 83.7% △2022년 92.1% △2023년 93.7% 순으로, 2020년 7월 고려개발과의 합병 이후 지속해서 가중되고 있다.

    주력인 건축부문의 수익성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상반기 부문별 원가율은 건축 94.3%(전년동기 92.1%), 토목 91.3%(전년동기 92.5%)다. 에스컬레이션 조항(물가연동)이 있는 공공사업 위주의 토목은 원가율이 개선됐다. 하지만, 매출 비중이 작아 전체적으로 큰 영향은 없었다.

    문제는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건축부문이다. 건축은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83.7% 수준이었다. 그 사이에 원자재가격이 급등했지만, 이를 도급액으로는 거의 반영하지 못했다. 일단 보수적인 관점에서 원가 상승요인을 선제적으로 예정원가에만 반영한 것이다.

    실제 1년새 매출원가가 7368억원에서 1조460억원으로 41.9% 급증하면서 영업이익 반등에 발목을 잡았다. 판관비도 마찬가지다. 전년동기 309억원에서 378억원으로 22.3% 늘어나면서 수익성 회복을 저해했다.

    상반기 기준 매출액이 전년 7992억원에서 1조1155억원으로 39.5% 신장했지만, 영업이익은 314억원에서 315억원으로 0.3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률(3.93%) 기준으로 보면 적어도 438억원의 실적은 내야 했지만, 원가 부담과 판관비 인상 여파로 부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 ▲ 대구 중구 'e편한세상 대구남산'. ⓒDL건설
    ▲ 대구 중구 'e편한세상 대구남산'. ⓒDL건설
    이처럼 수익성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DL이앤씨가 DL건설의 포괄적 주식 교환 계획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당장 실적 턴어라운드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사업 안정성 제고로 그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DL이앤씨는 포괄적 주식교환 계획을 발표했다. 포괄적 교환이 실행되면 DL건설은 DL이앤씨의 100% 자회사가 되고, DL건설은 비상장 회사로 전환하게 된다. 12월21일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통과되면 자사주 소각, 주식교환에 이어 내년 3월4일 DL건설의 상장폐지로 주식교환은 마무리될 예정이다.

    DL이앤씨는 "이중 상장 구조 해소 및 경영 효율성 제고를 통한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주식의 포괄적 교환을 실시해 DL건설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발표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재 부동산시장 상황에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분양 경기 양극화, 사업 수지 악화로 인해 건설업종은 현금흐름 악화에 직면해 있다.

    DL건설(A-)의 경우 양호한 재무구조와 안정적인 순현금 구조로 해당 상황에 직접 노출돼 있지는 않지만, 일부 A등급 건설사 자금조달이 원활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업계 최고 등급에 해당하는 DL이앤씨(AA-)가 자금조달의 주 창구가 되는 것이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는 것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급변하는 주택시장 리스크 아래 금융조달 비용, PF 문제, 지방 미분양 문제 등을 고려하면 어려운 시장 환경 속 현명한 판단을 통해 향후 발생할지 모를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양사 주주 이익을 보호하는 효과가 크다"고 판단했다.

    이어 "특히 최근 시장 금리 급등, 금융 조달시 공적 신용 보강, 지역별 미분양 발생 리스크 등이 상대적으로 중소형사에 불리하게 적용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DL건설에 더 큰 이익이 되는 조치"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DL건설이 최근 자체 개발사업 등을 위해 확보한 보유 용지 규모가 지난해 상반기 372억원에서 928억원으로 149% 늘어났다. 단순 도급사업에서 벗어나 DL이앤씨가 추구하는 '토탈 디벨로퍼'와 발을 맞춰 나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편 DL건설의 최대 강점은 안정적인 재무구조다. DL이앤씨의 100% 자회사 결정에도 절대적으로 양호한 재무안정성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상반기 부채가 전년 6526억원에서 8608억원으로 31.9% 늘어났으나, 부채비율은 84.4%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차입금 역시 1824억원에서 1937억원으로 6.19% 증가했음에도 현금성 자산 규모 5743억원을 하회하는 순현금 구조를 이어가고 있다. 또 채무보증 현황을 봤을 때 PF 관련 리스크도 극히 제한적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