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제1회 경제협력교류회 개최… 민간 기업·지방도시 교류·협력 기반 마련한중 국장급 회의도 열려… "한중 경제장관회의 조속한 시일 내 개최" 합의美 APEC서 한중일 등 주요국 정상 모여…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 커
  • ▲ 제19회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오후(현지시간) 중국 항저우 저장성 항저우 시후 국빈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 제19회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오후(현지시간) 중국 항저우 저장성 항저우 시후 국빈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개편 과정에서 냉기류가 흘렀던 한국과 중국 간 관계가 다시 물꼬를 틀 조짐이 보인다. 민간 중심의 첫 번째 한·중 경제협력교류회가 열린 데 이어 이달 중순 미국에서 개최되는 다자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양자 회담을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양자 회담을 통해 시 주석의 9년 만의 방한이 성사된다면 양국 관계는 새로운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는 14일 지린성 창춘시에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와 공동으로 제1차 한중 경제협력교류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한국 측 현대자동차·삼성SDS·LG화학 등 40여 개 기업 관계자와 중국 측 발개위 국장급 6인 등 고위급 정부 인사와 130여 개 기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날 경제협력교류회는 지난해 8월 제17차 한중 경제장관회의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겸 발개위 주임이 만나 올 하반기부터 행사를 열기로 합의한 데 따른 후속조치 성격이다. 양국의 주요 기업과 지방 도시 등이 상호 교류하며 다방면의 협력 기반을 다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이번 1차 회의를 시작으로 한중 경제협력교류회를 매년 개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우리 기업들이 중국 정부와 소통하며 애로사항 전달 통로로 지속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중 경제장관회의 등 양국 경제 분야 협력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간다. 이날 회의 이후 열린 한중 국장급 회의에서 양국은 제18차 한중 경제장관회의를 조속한 시일 내에 열기로 합의했다.

    민경설 기재부 대외경제국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중 경제협력교류회는 지정학적 불확실성 증대에도 한중 간 경제협력의 새로운 장을 여는 뜻깊은 행사다. 양국 정부와 기업, 중앙과 지방 등을 긴밀하게 연결해줄 동아줄이 될 것"이라면서 "양국 간 경제협력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릴 혁신적인 파트너십과 미래지식 교환 뿐만 아니라 제3국에 대한 공동투자 확대를 위한 촉매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 미중 갈등.ⓒ연합뉴스
    ▲ 미중 갈등.ⓒ연합뉴스
    이달 17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도 한국과 중국이 교류할 수 있는 중요한 만남의 장으로 여겨진다. 시 주석은 14~17일 방미 일정을 소화하고, 윤 대통령도 15~17일 미국을 찾아 APEC 일정을 치른다. 양 정상이 APEC을 위해 함께 미국을 찾는 만큼 정상회담이 성사될 공산이 커졌다.

    이번 APEC을 계기로 먼저 미국과 중국이 정상회담을 한다. 시 주석이 방미 정상회담에 참여하는 것은 지난 2017년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시절 이후 6년7개월 만이다. 미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 등 주요 국제 현안을 다루고, 북한의 핵 도발과 북러 군사협력 문제 등을 의제로 삼을 것으로 예측된다.

    미중 간 정상회담 결과는 국제 정세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를 비롯한 주요국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다. 

    15~17일 중 한중 간 정상회담도 유력하게 점쳐진다. 만일 성사된다면 지난해 11월 양 정상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첫 정상회담을 한 이후 1년여 만이다. 북한을 사이에 둔 외교 문제와 공급망 등의 경제 문제 등 양국이 논의할 사안은 가득하다. 우리 정부는 앞선 정상회담을 통한 미중 간의 관계 설정에 주목하면서 대(對)중 외교 노선을 신중하게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 주석의 방한 여부도 최대 관심사다. 시 주석은 지난 2014년 7월 한국을 찾았다. 윤 대통령 역시 코로나19 여파와 시 주석의 방한 선행 문제 등 복잡한 여건으로 인해 취임 이후 중국을 방문하지 않았다. 양국 정상 간 방문은 외교적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는 점에서 방한 성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방한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있다.

    한중일 정상회의 재개 문제도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2019년 12월 중국에서 열린 이후 4년 가까이 공백기를 가졌다. 현재 한중일 3국이 이달 말쯤 부산에서 외교장관 회의를 개최하기 위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정상회의 성사 여부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한중일 간의 대화는 보통 외교장관 회의 이후 정상회의로 이어져 왔다.